18일 새 국가안보전략을 발표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미국의소리(VOA) 홈페이지 캡처>

[이코리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18일(현지시간) 새 국가안보전략보고서를 발표하고 미국 우선주의를 천명했다.

이번 국가안보전략보고서에서 트럼프 정부는 새 안보전략의 핵심을 ▲미국 본토의 수호 ▲미국의 번영 증진 ▲힘을 통한 평화 ▲미국의 영향력 확대 등 네 가지 기둥으로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첫 번째 기둥인 ‘미국 본토 수호’를 위해 트럼프 정부는 국경 통제를 강화하고 이민 절차를 엄격하게 관리하는 한편, 테러·미사일·사이버 공격 등의 위협에 대한 강력한 방어수단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번영 증진’은 미국의 경제적 이익 확보를 의미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보고서 내용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경제 안보도 국가 안보다”라며 미국이 지나치게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대국과의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또한 미국 노동자와 기업에 대한 혜택을 강화하고, 미국의 지적재산권이 침해받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힘을 통한 평화’를 이루기 위해 잠재적 위협을 억제할 수 있도록 강력한 군사력을 유지하겠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는 “세계 각 지역이 ‘하나의 파워’에 지배당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모든 국가역량을 동원해 경쟁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동맹국이 책임과 부담을 공정하게 나누길 기대한다”는 내용도 있어, 방위비 분담 등의 이슈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영향력 확대’ 부분에서는 미국의 이익과 원칙을 보호하기 위해 다자기구에서 경쟁하고 리드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영향력 확대’ 부분을 설명할 때 “우리의 가치를 남에게 강요하지는 않겠지만, 세계가 미국의 가치를 반영한다면 미국은 더 안전하고 번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CNN, 뉴욕타임스, 로이터통신, VOX 등 외신들은 이번 안보전략보고서가 ‘미국 우선주의’를 핵심으로 하고 있으며 러시아와 중국에 대한 강한 경쟁의식을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두 국가가 “미국의 파워, 영향력, 이익에 도전하고 있으며, 미국의 안보와 번영을 훼손하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명시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연설에서 두 국가를 “경쟁국(rival power)"라고 지칭했다.

특히 보고서는 러시아에 대해 “사이버 공격을 통해 전세계 여론에 영향을 미치는 정보작전을 사용하고 있다”며 “민주주의의 정당성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2016년 미 대선 개입 의혹을 지속적으로 부정해왔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친밀한 관계를 맺어온 것을 고려할 때 의아한 부분이다.

CNN은 이번 보고서가 경제안보를 국가안보로서 중시한 점을 강조했다. CNN은 18일 보도에서 “새 안보전략보고서는 미국의 무역관계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며 “취임 이후 계속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미국은 더 이상 위반, 속임수, 경제적 공격에 눈을 감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향후 ‘공정하고 호혜적인 무역’을 강조해온 트럼프 정부의 경제적 압박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국가 안보의 핵심 요소로 지목한 ‘기후 변화’가 빠진 것도 눈여겨볼만 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월 파리기후협약 탈퇴를 결정하고 석탄 및 석유 채굴을 확대해온 점을 고려할 때 이번 보고서에서 기후 변화가 빠진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미 언론매체 복스(VOX)는 18일 이번 보고서가 기후 변화를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미 국방부의 의견과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복스의 18일 기사에 따르면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올해 초 이미 기후 변화가 세계 안정을 위협할 것이며 미국 정부가 이를 제어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국립과학아카데미(National Academy of Sciences)도 지구 온난화로 인해 해수면이 3 피트 상승하면 128 개가 넘는 미군 기지의 작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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