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현대제철 홈페이지 캡처>

[이코리아]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설비 보수작업을 하던 20대 근로자가 기계에 끼여 숨졌다. 현대제철 당진공장은 최근 사망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직원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15일 전국금속노동조합 충남지부 현대제철지회에 따르면, 13일 오후 2시 35분쯤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일하던 주모(27)씨가 설비 정기보수를 하던 중 갑자기 설비가 작동하면서 A씨가 설비에 끼여 목숨을 잃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작업 중에 근로자가 숨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1월부터 이번까지 3번째다.

지난해 11월 28일 오후 4시 7분쯤 현대제철 당진공장 하청 비정규직으로 일하던 한모씨가 공장 내 컨베이어 벨트라인에서 원료를 옮기는 통로(슈트) 점검을 하던 중 철광석 분배 설비와 슈트 사이에 몸이 끼여 숨졌다. 일주일 뒤인 12월 5일 오전 6시 50분쯤에는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근로자 장모씨가 크레인에서 떨어져 사망했다.

금속노조현대제철지회 관계자는 “숨진 근로자가 보수작업을 하던 기계는 비상시에 즉시 운전을 정지시킬 수 있는 장치를 설치해야 하는 유해위험 기계지만, 이런 장치는 없었다”며 “강제된 비상 멈춤 스위치만 설치돼 있었어도 2차 협착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욱이 사망사고가 발생한 당일 현대제철 당진공장은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로부터 3일째 정기근로감독을 받고 있었다. 이에 현대제철 노조는 “사고 현장을 사전에 방문하고도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위반에 따른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사망사건을 야기했다”고 비판했다.

노조측은 이어 “고용노동부 천안지청은 전면 작업 중지 명령을 내리고 철저한 진상규명과 함께 사측을 엄중히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현대제철 당진공장은 사망사고가 자주 발생해 ‘죽음의 공장’이라는 오명을 얻고 있다. 실제로 현대제철 당진공장은 2007년부터 2016년 12월까지 31명의 근로자가 안전사고로 숨졌다. 사망자 대부분은 하청근로자였다. 2013년에도 가스질식으로 5명이 숨지는 등 그 해만 10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을 당했다. 당진공장은 안전시설과 교육을 강화해 한동안 사고가 뜸했으나 13일 또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현대제철은 2014년 시민사회단체가 선정한 ‘최악의 살인기업’이라는 불명예를 얻은 뒤 아직까지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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