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유영인 한화케미칼 재경부문장(전무)이 한화건설 재무실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유 전무의 투입은 그룹 차원의 전략적 결정이다. 악화되는 한화건설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소방수를 투입한 것. 이에 따라 한화건설이 한화그룹의 계륵으로 전락할지 재무구조가 호전될지 주목을 끈다.

한화건설은 연결기준으로 올해 3분기 매출 7449억원, 영업 손실 1961억원을 공시했다. 3분기 당기순이익 또한 300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한화건설의 적자 전환은 해외건설 부문에서 발생한 미수금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화건설은 지난 10년간 해외플랜트 수주 실적이 급속히 늘었다. 2007년 3억달러에서 2012년에는 80억달러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을 수주했다. 2015년에는 이라크에서 21억달러의 추가 수주를 달성하면서 18조원이 넘는 수주 잔고를 확보했다.

하지만 수주 실적과 달리 공정을 마친 해외현장의 지체상금이 적자를 불러왔다. 이 때문에 한화건설은 올 3분기 해외 사업에서 2000억원에 이르는 충당금을 쌓았다. 3분기 말 부채비율은 331%로 지난해 말 296%보다 올랐다.

한화건설은 “3분기 손실 원인은 사우디 마라픽발전, 얀부발전 등에서 공사가 지연된 때문이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공사가 종료되고 발주처에서 운영에 들어갔으며, 공사지연의 책임소재에 대해 발주처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 향후 회수 가능성은 있으나 일단 3분기에 전액 손실 반영키로 하고 충당금을 설정했으며, 향후 협상 결과에 따라서 환입처리 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건설의 올해 3분기 공사 비율에서 국내 공사가 전년 동기 대비 38%에서 57%로 증가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올해 3분기 해외 공사부문은 토목 공사를 제외한 건축(13%→10%)과 플랜트(24%→9%) 비율이 전년 동기 대비 대폭 감소했다.

한화건설의 대규모 당기 순손실은 신용도에도 영향을 미쳤다. 신용평가사들은 한화건설에 대한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향후 신용도에 부정적일 것으로 본 반면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한화건설의 사업 경쟁력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계열사 발주 증가 등 긍정적인 요인을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한국신용평가는 “한화건설이 이전에 손실이 난 바 있는 해외 플랜트에서 대규모 손실이 다시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하며 이로 인해 재무구조가 나빠지고 손익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화그룹은 유영인 한화케미칼 재경부문장을 한화건설 재무실장으로 투입시켰다. 유 전문가 한화건설의 부채를 털어내고 소방관의 역할을 해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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