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성완종 리스트 관련 홍준표 녹취록을 가지고 있다고 밝힌 서청원 자유한국당 의원.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친박 맏형 서청원 의원이 치킨 게임을 벌이고 있다. 홍대표의 친박 청산에 맞서 서 의원은 ‘녹취록’ 카드를 꺼내드는 등 정면 대결을 불사하고 있다.

친박계 한 인사는 6일 “서청원 의원이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된 홍준표 대표의 녹취록을 실제로 갖고 있다. 서 의원이 녹취록 공개 여부를 조만간 결정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 의원의 녹취록 카드는 청산 위기에 놓인 친박의 최후 저항으로 읽혀진다. 실제로 서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구태정치인 홍준표를 당에 놔두고 떠나지 않겠다”고 결전 의지를 밝혔다. 뜻을 함께 하는 이종길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전 부대변인 등 당원 152명도 서울남부지법에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징계효력정치 가처분'과 '홍준표 한국당 대표 직무집행정치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에 대해 홍 대표는 ‘깔테면 까라’는 입장이다. 홍 대표는 자신에 대한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잔박들의 정치 생명만 단축시킬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홍 대표는 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잔박들은 주모자들이 뒤에 숨고 이름 없는 사람들을 내세워 당을 내분으로 몰고 가려고 한다"며 "지금은 국민들이 잔박들 보다 더 똑똑한 세상이다.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 1993년 개혁에 저항하는 수구 세력에게 일갈한 YS(김영삼 전 대통령)의 명언이다. 혁신의 길을 멀고 험난하지만 이를 성공해야만 한국당이 산다"고 말했다. 잔박은 잔챙이나 잔류 친박을 뜻한다.

홍 대표의 서청원 의원에 대한 비판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홍 대표는 최근 녹취록 파문이 일자 “9월 3일 서 의원과 식사를 한 적이 있다”고 공개했다. 1시간 30분 동안 듣기만 했는데 도중에 얼핏 그 이야기(녹취록)를 하면서 협박을 하더라. 그래서 그날 내가 느꼈다. 이런 사람하고는 정치 같이 하기 어렵겠다고. 8선이나 되는 분이 어떻게 그리 유치한 짓을 하나. 할 테면 해보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서청원 의원 측은 “홍 대표는 자기에게 유리한 것만 떠드는 사람이다. 진실은 곧 밝혀질 것”이라며 폭로 가능성을 내비쳤다.

서 의원은 지난 22일 “2015년 홍 대표가 (성완종 리스트) 수사 과정에서 내게 협조를 요청했다. (홍 대표가) 진실을 이야기하지 않으면 제가 증거를 내놓겠다”고 폭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홍 대표는 “서 의원에게 전화한 건 맞지만, 진술 번복을 요청한 것이 아니다. (서 의원 측근이) 엉뚱한 사람을 물고 늘어져서 항의 차원에서 통화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서 의원 측근은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을 뜻한다. 윤 전 부사장은 성완종리스트 수사 때 홍준표 대표에게 1억원을 건넸다고 진술해, 검찰이 홍 대표를 재판에 넘겼다. 이후 홍대표는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으나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고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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