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즈벨트 “우표에서 배운 것이 학교 배움보다 많다”

[이코리아]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심취하는 일을 뜻하는 '덕질'로 행복을 얻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그들을 마니아, 오타쿠(덕후)라고 부른다. <이코리아>는 ‘입덕(덕후의 세계에 입문하는 일) 안내서’를 통해 독자들에게 이색 취미들을 소개한다.

<사진 출처 = 픽사베이>

우표를 취미로, 또는 연구 목적 및 투자 수단으로 모으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우표수집가’ 혹은 ‘우취인’들이다.

우표 수집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취미 중 하나다. 현재 5천만여명의 세계인구가 우표를 수집하고 있을 정도다. 우표수집가는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2016년 기준 약 8만 7천명이 활동을 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에는 총 인구의 약 10%가 우표 수집을 취미로 삼고 있다.

세계 최초의 우표수집가로 기네스북에 오른 사람은 영국의 존 에드워드 그레이다. 영국왕립학회 회원이자 동물학자인 그는 1840년 5월6일 세계최초의 우표인 페니블랙 한 블럭을 발행 첫날 구입한 것을 계기로 우표가 나올 때마다 수집해 나갔다.

프랭클린 루즈벨트 미국 대통령도 우표 수집가로 유명하다. 그의 우표 사랑은 "우표에서 얻은 것이 학교에서 배운 것보다 많다."고 말했을 정도다. 이밖에도 저명인사 중에는 명함에 '필라텔리스트'(우표수집가)라고 표기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국내에서 우표수집 문화가 활발해진 시기는 1950년대다. 당시 정부는 우표의 상품화, 국가 홍보 등을 목적으로 우표를 발행했다. 1954년에는 처음으로 ‘대한민국 우표전시회’가 열렸으며, 그 뒤 1970년대 말 우표수집 열풍이 불었다. 당시 서울 중앙우체국 정문 앞에는 이른 새벽부터 우표를 사려는 학생들이 몰리는 등 이상 과열 현상을 빚어졌다. 이에 체신부는 3백만장씩 발행하던 우표를 2~3배 늘렸다.

최근 들어서는 우표수집의 인기가 감소하는 추세다.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우표수집인구는 2001년 약 15만명이었지만, 2016년 약 8만7천명으로 줄었다. 우정사업본부는 우표수집인구 감소의 원인을 ‘이메일, 모바일 메신저의 발달’, ‘우표 제작의 디지털화’ 등으로 판단했다. 편지를 쓰는 사람이 감소하고, 기념우표가 아닌 일반우표는 무제한으로 발행되다보니 관심이 줄어든 것이다.

올해는 우표수집이 다시 활기를 띄었다. ‘문재인 대통령 기념우표’가 폭발적으로 인기를 모았기 때문이다.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는 노무현 대통령 700만장, 이명박 대통령 500만장, 박근혜 대통령 200만장 등 점차 발행부수가 감소했다. 문 대통령 기념우표는 500만장이 발행되며 인기를 되찾았다. 문 대통령 기념우표첩은 본래 2만부만 발행됐지만, 높은 관심으로 인해 25만부가 추가로 발행될 예정이다.

지금이 우표수집에 적기라는 분석도 있다. 현재 희귀우표들의 가치가 일부를 제외하고는 인기가 절정이었던 때보다 저렴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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