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심취하는 일을 뜻하는 '덕질'로 행복을 얻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그들을 마니아, 오타쿠(덕후)라고 부른다. <이코리아>는 ‘입덕(덕후의 세계에 입문하는 일) 안내서’를 통해 독자들에게 이색 취미들을 소개한다.

<사진 = 영국드라마 '셜록'>

아서 코난 도일의 추리소설 ‘셜록 홈즈 시리즈’를 성전처럼 떠받드는 팬들이 있다. 바로 ‘셜로키언’이다. 셜로키언은 홈즈가 처음 등장한 <주홍색 연구>가 발표된 1887년부터 이어온 유서 깊은 팬덤이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팬덤은 1934년 미국 뉴욕에서 발족한 ‘베이커 스트리트 이레귤러스(Baker Street Irregulars)’다.

셜록 홈즈 시리즈의 팬을 가리키는 명칭은 셜로키언(Sherlockian)과 홈지언(Holmesian)이 있다. 본래 미국의 팬은 ‘셜로키언’, 영국의 팬은 ‘홈지언’으로 불렸다. 하지만 영국 드라마 <셜록>이 성공을 거둔 뒤부터는 전 세계적으로 ‘셜로키언’으로 불리는 추세다.

셜록 홈즈 시리즈는 영국 런던 베이커가 221B번지에서 거주하는 명탐정 셜록 홈즈와 그의 조수이자 의사인 존 왓슨이 난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다룬 소설이다. 홈즈와 왓슨 등 등장인물은 가상의 인물이지만, 다뤄지는 사건과 배경은 실제로 존재한 경우가 여럿 있다.

홈즈가 등장하는 아서 코난 도일의 소설은 총 아홉 작품이다. 장편 소설로는 <주홍색 연구>(1887), <네 개의 서명>(1890), <바스커빌 가문의 개>(1902), <공포의 계곡>(1915)가 있고, 단편 소설집으로는 <셜록 홈즈의 모험>(1892), <셜록 홈즈의 회상록>(1894), <셜록 홈즈의 귀환>(1905), <마지막 인사>(1917), <셜록 홈즈의 사건집>(1927)이 있다.

이 가운데 대중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소설은 <바스커빌 가문의 개>다. 많은 셜로키언들이 으뜸으로 꼽는 책이며, 실화를 모티브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간략한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바스커빌 가문의 당주 찰스 경이 시체로 발견된다. 사인은 병사로 발표됐다. 다만 찰스 경의 시체 주위에서 발견된 거대한 개의 발자국은 사건에 타살의 의문을 품게 만든다. 슬하에 자식이 없던 찰스 경의 후계자는 조카 헨리 경이 됐다. 런던으로 온 헨리 경은 누군가에게 바스커빌 저택으로 가지 말것을 경고하는 편지를 받지만, 저택을 지키기로 한다. 사건을 수임한 셜록 홈즈는 버스커빌 가문의 집사 배리모어 부부, 이웃인 박물학자 잭 스태플턴 등을 용의선상에 올려두고 추리를 펼친다.

셜로키언들은 셜록 홈즈 시리즈의 제목이 워낙 복잡하기 때문에, 입문자들에게 읽는 순서를 추천해주기도 한다. 시중에 나와 있는 전집은 장편소설-단편소설집 순서로 배열돼 있는 경우가 많지만, 셜로키언들은 출간된 순서대로 읽길 권장하는 편이다. 한편으로는 홈즈의 추리력이 잘 드러나는 작품-홈즈와 왓슨의 역할이 잘 어우러진 작품 순서인 <셜록 홈즈의 모험>, <셜록 홈즈의 회상록>, <바스커빌 가문의 개>, <주홍색 연구>, <네 개의 서명>, <공포의 계곡>, <셜록 홈즈의 귀환>, <마지막 인사>, <셜록 홈즈의 사건집>을 권하기도 한다.

셜로키언의 역사가 백 년 이상 됐다보니, 저자 아서 코난 도일과 셜로키언 간에 벌어진 흥미로운 일화도 있다. 도일은 셜록 홈즈 시리즈의 인기만큼, 셜로키언들로부터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반영해달라는 의견도 수없이 들었다. 오랜 연재에 지친 도일은 <셜록 홈즈의 회상록>에서 홈즈를 사망 처리하려했지만, 셜로키언들의 반발로 <셜록 홈즈의 귀환>에서 홈즈를 되돌아오게 했다.

에도가와 코난의 이름은 아서 코난 도일의 미들 네임을 차용한 것이다. <사진 = 애니메이션 '명탐정 코난' 스틸컷>

셜록 홈즈 시리즈는 현대에 이르러서 다양한 2차 창작물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시즌제 드라마 <셜록>, 영화 <셜록 홈즈> 시리즈 등이 있다. 셜록 홈즈 시리즈에서 영감을 얻어 발표된 창작물들로는 만화 <명탐정 코난>, 소설 <셜로키언> 등이 있다. 기나긴 셜록 홈즈 시리즈를 먼저 접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독자들이라면, 위 작품들을 먼저 접해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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