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해영 의원실 제공>

[이코리아국군 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 요원들이 2012년 대선 직후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개인 블로그를 집중 개설한 뒤 정치 공작 거점으로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은 ‘2013년 1월 자가 대외활동 예산집행 증빙서류(특별취급 문건)’문건을 공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문건에 따르면, 공작에 개입한 사이버사 심리전단 요원 115명은 계급과 성명, 사이트명, 블로그명과 함께 작전지역을 기입한 뒤 매달 25만원씩 수당을 받아갔다.

국방부 정보예산에서 해당 활동비가 집행됐고 요원들이 돈을 받아가면서 예산서류에 자필 서명까지 했다.

그해 1월 작성된 ‘현금 수령 확인내역’을 보면 심리전단 지휘부에 25만원(1명), 1과(부대 지원업무)에 375만원(15명), 1대(국내정보 수집)에 625만원(25명), 2대(댓글작전 수행)에 1,225만원(49명), 3대(동영상 등 매체제작)에 275만원(11명), 4대(해외정보 수집)에 350만원(14명) 등 총 2,875만원이 대외활동비 명목으로 요원들에게 지급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정치 공작에는 직급을 막론하고 사이버사에 소속된 군인과 군무원들이 총동원됐다. 사이버사 요원들이 개설한 블로그는 네이버 108개, 다음 5개, 네이트 1개, 판도라 1개 순이었다.

작전지역은 자가(자택) 78곳, 관사 21곳, 레스텔(군복지시설) 16곳 순으로 이들은 주간이나 근무일에는 사무실에서 댓글 공작을 수행하고, 야간이나 휴일에는 주거지에서 블로그를 이용해 정치 공작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버사 요원들은 정치 공작을 개인 취미활동으로 위장하기 위해 블로그 작명에 신경을 썼다.
일부는‘아름다운 나라(5급·홍모씨)’, ‘사는 이야기(7급·금모씨)’, ‘인생은 아름다워(상사·엄모씨)’처럼 일상생활을 다루는 것처럼 이름을 지었다. ‘영화와 팝콘(6급·차모씨)’,‘사랑, 음악(7급·윤모씨)’,‘아이러브EPL(8급·한모씨)처럼 문화·체육 분야를 다루거나 ‘우린 중국어(8급·장모씨)’,‘음악도 듣고 일어도 배우고(7급·유모씨)’처럼 외국어 분야를 다루는 것처럼 포장하기도 했다.

그밖에‘한국사 능력검정시험 대해부(7급·황모씨)’, ‘자동차를 사랑하는 사람들(중사·신모씨)’, ‘나홀로 속삭이기(중사·이모씨)’ 등의 이름도 있었다.

휴직계를 낸 요원들의 블로그 개설내역도 보고됐는데, 중사 구모씨는 ‘빛나는 일상’을, 7급 이모씨는 ‘영어를 즐겁게 배우자’, 7급 한모씨는 ‘공무원을 준비하는 모임’이라는 이름으로 출산·가사·육아휴직 중에 블로그를 개설했다.

또, 댓글 공작을 진두지휘한 이태하 전 심리전단장은 네이버에 ‘Albatross’라는 블로그를, 댓글작전을 수행한 심리전단 2대 책임자인 박모 서기관은 네이버에 ‘마키아벨리군주론’이라는 블로그를 각각 개설한 뒤 자신의 집에서 활동했다.

김해영 의원은 “사이버사는 2013년 한해 국방부로부터 블로그 활동에 사용할 대외활동비 명목으로 정보예산 6억8100만원을 배정받았다”라고 지적하며 “첫 번째 댓글 수사 당시 국방부 조사본부와 검찰단 수사에서 불법적인 SNS 활동의 실상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은 만큼 이번에는 제대로 진상을 밝혀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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