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증강현실 FPS 게임 <Father.io>.

제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기술의 발달과 함께 가상현실이 우리 삶에 보편화되고 있다. 관련 기술은 3DTV, 4DX영화관, 스크린골프장, 포켓몬고 돌풍 등으로 우리에게 친숙하게 다가왔으며, 저렴해진 VR장비로 이미 보편화되어 온라인쇼핑이나 교육, 건축설계 등에 활용되고 있다. 앞으로 데이터의 전송속도가 향상되면 스포츠중계에까지 활용될 날도 머지않다.

가상현실 기술은 우리에게 3D기술로 먼저 다가왔다. 이제는 영화관에 가서 3D안경을 쓰고 영화를 보는 것이 보편화되었다. 한국의 영화관은 3D기술을 넘어 4DX기술로 진화했다. 필자는 영화 '명량'을 4DX로 보았는데 해상전투장면에 따라 앞좌석에서 물과 바람도 쏟아지고, 냄새까지 진동하였고, 영화에 대한 몰입감을 더해주었다. 3D안경은 사실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다. 필자는 LCD산업에 종사하며 다양한 편광판을 취급했다. 편광판은 특정한 각도로 진행하는 빛만 차단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3D안경의 렌즈는 대개 동일한 편광판을 90도의 각도로 교차하며 두 눈에 다르게 배열하여 제작된다. 극장에서 나눠주는 편광판의 렌즈를 떼어내어 동일한 각도로 배열하면 2개의 렌즈가 투명하게 변하며 직각으로 교차시키면 순간 깜깜한 흑색이 된다.

필자는 뉴질랜드의 한 업체에서 특허를 보유한 3D모니터 제작에 참여한 적이 있다. 이 업체의 제품은 두장의 LCD패널을 일정한 거리를 두고 배열하고 2장의 LCD에 서로 다른 화면을 보여준다. 장점은 안경을 쓰지 않더라도 맨눈으로 생생한 입체화면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단점은 모니터의 두께가 두꺼워지고, 강력한 백라이트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LCD패널과 거울을 이용하여 허공에 영상을 투영하는 홀로그램 제품도 증가하고 있다.

IT기술을 활용한 가상현실사업은 한국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한국의 스크린골프 기술은 이미 세계 최고수준이다. 스크린골프로 연습했던 프로골퍼가 등장할 정도이다. 천정의 포토센서와 바닥에 있는 레이저센스는 공의 이동 각도와 속도를 정확하게 계산하여 골프장에 온 느낌을 구현해 준다. 더욱 발전된 시스템은 3면 스크린을 도입하여 몰입감을 높이고 있고 홀까지 거리를 물으면 고객의 음성을 인식하여 대답해주고, 적당한 클럽까지 조언해준다. 스크린골프장의 인기로 최근에는 스크린 야구장까지 등장하고 있다.

가상현실에서 즐기는 스포츠의 발전에는 닌텐도위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360,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도 크게 기여했다. 게임전용 콘솔인 이 기구들은 다양한 보조기구를 활용하면 자동차경주, 사격, 테니스, 탁구 등의 다양한 스포츠를 가상으로 체험하도록 해준다.

한국을 뒤덮었던 3D 열풍은 감소하였으나, 최근 증강현실 기술은 각광을 받았다. 영화 아이언맨이나 로보캅의 1인칭 시점 화면에 디지털 정보를 부가하는 것은 이 기술의 전형이다. 포켓몬고처럼 현실세계를 배경으로 그 위에 가상의 사물이나 캐릭터를 입힌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포켓몬고는 출시후 2개월간 4,000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얻을 정도로 전세계적인 인기가 있었다. 한국에서는 이용자들이 속초로 몰려가고, 경찰이 차안에서 게임에 열중인 운전자를 단속하기도 하였지만, 운동부족인 사람들이 매일 1347보 정도 더 걸었다는 흥미로운 분석도 있다. 이 기술은 과거에는 전투기 조종사의 헬멧에 부가정보를 표시하는데 이용되었으나, 최근에 출시된 BMW의 일부 자동차는 주행에 필요한 속도계를 전면유리창에 표시한다. 증강현실 기술은 사고예방을 위하여 자동차에도 확대되어 적용될 것이다.

증강현실기술은 온라인판매에서‘FX미러’처럼 해당 상품을 착용한 모습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활용된다. 미래에는 도로를 걸어가면서 스마트폰 화면을 보면 실제 거리풍경에 이동경로와 상점의 특성을 표시해주어 원하는 종류의 상점을 손쉽게 찾게 될 것이다.

1인칭 VR 공포 게임 <DYING: Reborn PS VR>.

증강현실이 더욱 발전한 것이 가상현실이다. 가상현실은 360도로 구현된 디지털 가상공간에 각종 아이템과 캐릭터를 표시한다. 영화 아바타에서 3D가상 공간의 생물체를 원격으로 조종하는 것이 그 좋은 예이다.

가상현실이 3D나 증강현실을 넘어 우리의 삶에 더 가까이 다가온 것은 하드웨어 제조사들의 도움이 크다. 페이스북이 2014년 2조원에 인수했던 오큘러스는 2013년 오큘러스 리트프라는 VR헤드셋을 개발했다. 헤드셋에는 자이로센서, 가속도센서, 그리고 콘트롤러가 내장되어 있다. 오큘러스의 제품은 PC와 연결하여야 사용할 수 있었는데 높은 수준의 컴퓨터를 필요로 했다.

스마트폰으로 유명한 HTC도 ‘VR 바이브’라는 유사한 제품을 출시했다.

한편 최근에 출시된 스마트폰은 성능이 좋아지고 각종 센서를 이미 내장하고 있다. 이에 구글은 2014년 마분지로 만들수 있는 카드보드VR을 내놓았다. 이로써 마분지와 조그마한 자석, 렌즈만 있으면 누구나 VR을 체험하게 되었고 다양한 VR헤드셋이 1~2만원에 출시되기 시작하였다. 삼성전자는 2015년경 기어VR을 내어놓으며 고급형 시장에 가세했고, VR화면을 촬영과 제작할 수 있는 기어360이라는 카메라까지 출시했다. 소니도 2016년 플레이스테이션 VR을 내어놓으며 게임유저들을 현혹하고 있다.

VR기술을 교육에 활용하면 긴 대기행렬로 입장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루브르 박물관을 곧바로 방문하여 모나리자 그림을 볼 수 있고, 바티칸박물관을 방문하여 미켈란젤로의 명화들을 감상할 수 있다. 레저분야로 활용할 경우 활의 장력을 충분히 느끼지 못하지만 양궁을 즐길 수 있고, 테니스라켓의 무게를 느끼지 못하지만 테니스를 즐기며 땀을 흘릴 수도 있다. 산업계에서는 신축건물을 VR로 설계하여 준공 전에 이용자가 체험하며 개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VR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테마파크도 인천송도에 이어 동대문 등에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일반 사용자를 위한 VR헤드셋이 착용자의 표정이나 감정을 느끼도록 혁신을 거듭하는 반면, 전문적인 시뮬레이터의 발전도 꾸준하다. 교통안전공단은 화성시에 교통안전체험교육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필자도 이곳을 방문하여 특수한 대리석에 물을 뿌린 도로에서 눈길 미끄러짐을 체험할 수 있었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시뮬레이터도 운영했는데 앞으로는 무단횡단이나 고속도로에서의 돌발사항, 졸음운전 등을 가상공간에서 경험하며 방어운전을 학습할 수 있다고 한다.

시뮬레이션의 결정체는 비행 시뮬레이션이다. 필자가 러시아에서 이용한 보잉737기종의 시뮬레이터는, 최초 출발지만 스마트패드로 설정하고 나머지는 실제 항공기와 동일한 버튼을 이용하여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었다.

엔진을 점화하고, 엔진 지속모드나 지상모드로 전환하거나, 조종간을 조작하는 것이 실제 항공기와 동일한 수준이었다. 착륙을 시도하자 항공도엽에 표시된 한강이나 양천구의 오피스텔도 실제와 동일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전면의 활주로에는 정밀접근유도등이 실제와 동일하게 흰색과 붉은색 빛을 발사하며 착륙각도의 적정성을 표시해 주었다. 유일한 단점은 관제사와 적극적인 교신이 불가능한 것이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는 스카이다이빙을 가상체험하도록 하는 곳도 있다. 지상에서 아주 강력한 바람을 공중으로 분사하여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스카이다이빙을 가상현실에서 체험하도록 해주었다.

불과 3년전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한 VR은 아직은 콘텐츠가 충분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있다. 하지만 하드웨어 가격이 더욱 인하될 미래에는 VR헤드셋과 촉감을 느끼게 하는 VR장갑을 동시에 착용하고, 아바타의 형태로 움직이는 급우들과 현장 수업을 할 날도 머지않다. 현재는 일부 스포츠경기가 3D로 중계되지만, VR헤드셋을 착용한 시청자들이 스타디움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국가대표간의 경기를 시청할 날도 머지않다.

 

<필자 약력>

​여정현

-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 대우그룹 회장비서실

- 안양대학교 평생교육원 강사

- (주)명정보기술 산호세법인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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