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 중 도주했다가 5일만에 붙잡힌 성폭행 피의자 노영대(32)가 경찰 조사 과정에서 "교도소에 오래 있을 것 같아 도망가서 죽는 게 낫겠다고 생각해 우발적으로 저질렀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영대가 16시간여 동안 머물다 검거된 오피스텔에는 자살을 시도하려는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 사건을 조사 중인 경기 일산경찰서는 6일간의 도주경위와 도주동기, 수갑을 풀게 된 경위 등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농로길 등 통해 인천까지 도주…교도소 동기·친구 등 도움 받아 은신

경찰조사에서 노영대는 지난 20일 오후 7시40분께 경찰서 1층 계단에서 맨발로 달아난 뒤 양 손에 수갑을 찬 채로 1.8m 높이 경찰서 담장을 넘어 8차선 대로를 건넜다. 노영대는 맞은 편 오피스텔을 지나치면서 왼손으로 수갑을 잡고 강하게 잡아당겨 오른 손을 빼냈다고 진술했다.

이어 노영대는 일산 호수공원 쪽으로 달려간 뒤 걸어서 김포대교를 건너 차도나 농로길 등을 통해 인천 구월동까지 이동했다고 경찰에 밝혔다. 노영대는 이동 중에 공사현장에서 노란색 후드티와 슬리퍼를 주워 신고 달아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그러나 수십 km 떨어진 인천까지 걸어 갔다는 진술에 대해서는 신빙성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노영대는 21일 오전 10시께 인천 구월동에서 택시를 타고 부천 상동에서 지인 박모(32)씨로부터 20만원을 받아 한시간 뒤인 오전 11시께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의 한 모텔에 투숙했다. 오후 11시께 모텔에서 나오기 전에 외출에 인근 대형마트에서 등산화를 구입했다.

모텔에서 나온 노영대는 22일 오전 1시께 박씨를 만나 30만원을 받고 부평역 근처 모텔에 투숙한 뒤 다음날 오후 12시께 나왔다.

노영대는 이날 또 박씨와 2차례에 걸쳐 통화를 했으며 24일 오전 11시께 모텔에서 나와 택시를 타고 안산으로 다시 가 검거될 때까지 안모(54)씨의 오피스텔에서 지냈다.

경찰은 안씨가 성폭행 혐의로 경찰에 붙잡히기 전 안씨와 집중적으로 통화한 점을 토대로 안씨의 주거지를 추적, 잠복한 뒤 격투 끝에 노영대를 붙잡았다고 설명했다.

◇잡아 당겨 수갑 풀었다는 오른 손에 찰과상 뿐...의혹 여전

노영대는 경찰에서 "왼손으로 수갑을 잡고 강하게 잡아당겨 손을 빼냈다"며 "이때 오른손 엄지에 상처가 났다"고 진술했다. 검거 당시 노영대의 왼손에 양쪽 수갑이 하나로 채워져 있었다.

강제로 손을 빼낸 오른 쪽 수갑은 풀리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왼쪽 손목에 하나로 묶었다는데 의문점은 여전하다.

또 경찰이 제공한 노영대의 오른 손에는 엄지손가락 부분에 찰과상만 입어 수갑을 헐겁게 채운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경찰은 "노영대가 양 손의 수갑이 꽉 채워졌다고 진술한 것을 토대로 면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할 뿐 논란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한편 노영대는 지난 20일 오후 7시40분께 성폭행 혐의로 조사를 받던 중 수갑을 찬 채 맨발로 달아나 닷새 만인 24일 오후 4시25분께 교도소 동기 안씨가 제공한 오피스텔에서 격투 끝에 검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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