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주 이사장 사퇴 거부… 회의 1시간 파행 빚어

▲ 언론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MBC를 국민의 품으로! 공동대책위원회'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율촌빌딩 앞에서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MBC를 국민의 품으로! 공동대책위원회)

【서울=이코리아】 =  고영주 방송문화진흥원 이사장의 자격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고 이사장은 지난 2일 국정감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를 '공산주의자'로 규정하는 등 이념편향적인 발언을 해 파문을 일으켰다.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성준) 야당 추천 이사들은 8일 서울 여의도 율촌빌딩 방문진 사무실에서 열린 정기 이사회에서 고영주 이사장에 대한 불신임을 결의했다.

유기철, 이완기, 최강욱 등 야당 추천 이사 3명은 "고 이사장의 이념적 편향성은 방문진의 수장으로서 심대한 결격 사유에 해당하는 것으로 더 이상 국민과 이사들의 신임을 유지할 수 없다"며 '이사장 고영주 불신임 결의안'을 제출했다.

이들은 이어 "고 이사장이 '문재인 후보는 공산주의자' 등의 발언을 통해 시대착오적 색깔론을 제기했고, 부적절한 발언으로 우리 사회를 소모지향적인 파쟁의 격랑 속으로 몰아넣었다"고 주장했다.

제출된 결의안은 10일이 지나면 자동으로 안건으로 상정된다. 다음 이사회에서 논의를 거쳐 표결 여부가 결정된다. 표결에 부쳐질 경우 과반수의 찬성이 있어야 가결된다. 다음 방문진 이사회는 오는 10월 15일 열릴 예정이다.

이날 이사회 회의에서 야당 측 이사들은 고 이사장에게 국정감사 때 한 발언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그러나 고 이사장은 "국정감사 상황은 국회 속기록이 나오면 제공하겠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이 과정에서 고 이사장과 야당 이사들의 설전이 벌어졌고, 이사회는 시작한 지 1시간 만에 파행됐다. 이후 회의는 야당 이사들 없이 진행됐다.

최성준 위원장은 "이사장의 발언이 사회문제가 됐다고 해서 이사장의 직무를 수행하지 못할 것으로 단정해서는 곤란하다"며 "이사장의 해임을 방통위가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법률검토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MBC를 국민의 품으로 공동대책위원회' 등 언론시민단체들은 방문진 건물 밖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절반을 사상범으로 모는 고영주 이사장은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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