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랜드가 베낀 상품 중 하나로 알려져 있는‘포테이토 칩스 메모지’ (사진=11번가 제공)

매출 10조 원이 넘는 유통 대기업 이랜드(회장 박성수)가 국내 디자이너들의 제품을 베껴 판매해 온 사실이 드러나 29일 논란이 되고 있다.

이랜드는 본사의 '리빙 SPA(기획·디자인, 생산·제조, 유통·판매 전 과정을 제조회사가 맡는 전문점)'숍인 ‘버터’를 통해 총 13개의 도용의심 품목을 판매했다.

버터는 이랜드 그룹에서 '리빙 SPA'를 표방해 만든 문구, 팬시 숍 브랜드다.

이 품목들은 국내에서 인기 있는 디자인 소품들이었지만 중국 저장성(浙江省) 이우공장에서 생산돼 이랜드의 브랜드로 판매됐다.

또한 이랜드가 직접 주문 제작한 모조 제품들은 실제 디자이너의 제품보다 50%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포테이토 칩스 메모(POTATO CHIPS MEMO)'라는 메모지 제품은 이성진 디자이너가 1년 반작업 끝에 만든 것이었다.

그러나 ‘버터’에서는 제품명과 포장지뿐 아니라, 메모지에서 감자향이 나도록 하는 핵심 아이디어까지 그대로 베낀 제품을 반값에 판매했다. 결국 이 디자이너는 제품 판매를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도 버터에서 판매되는 제품 중 도용의심 품목으로 지적된 제품은 ▲페코마트 메모지(3개) ▲모바일테일(1개) ▲사람모양 펜꽂이(1개) ▲과일 메모지(2개) ▲구두 폰 홀더(1개) ▲원형 펜꽂이(1개) ▲안경거치대(1개) ▲칫솔거치대(1개) ▲마그네틱 도넛(1개) ▲도어스토퍼(1개) 등 총 13가지로 알려졌다.

이랜드 관계자는 "모조품이 아니다"라는 주장과 함께 "중국 이우시장에서 사온 물건을 가져온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대표와 직원들이 한국인인 중국 공장 관계자들은 제조품목들은 이랜드에서 주문한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랜드의 베끼기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지난 2013년 5월 이랜드 계열의 외식업체 이랜드파크의 홍길용 공동대표이사가 중소업체가 운영 중이던 ‘로운 샤브샤브’ 식당의 인테리어와 주문방식을 베낀 일로 사임한 바 있다.

당시 이랜드 그룹은 “인테리어 디자인을 베낀 사실은 인정한다”면서도 “지금은 인테리어를 바꾸고 영업을 재개했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현재 이랜드파크의 ‘로운 샤브샤브’는 지난 2013년 1월29일 일시 영업정지를 했다가 두 달 만인 3월27일 실내 인테리어만 변경해 영업을 다시 시작했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