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에 진출했거나 진출하려는 중국, 일본 금융사들. (사진=각 기업 홈페이지)

중국과 일본의 거대 자본이 국내 금융산업 전반에 손을 뻗고 있어 국내 금융권이 외국 자본에 잠식 당하는 것은 아닌지 18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본은 이미 국내 대부업계에서는 큰 손으로 불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아프로파이낸셜과 산와머니, 미즈사랑, KJI(현 티에이자산관리대부) 등 일본계 대부업체 4개사가 국내 대부업 상위 10개사 자산의 40%를 장악했다.

2000년대 초부터 시작된 국내 대부업계 진출을 비롯해 최근 일본은 국내 저축은행 인수에도 뛰어들었다. 지난 2013년 4월 일본계 금융기업인 SBI홀딩스는 국내 저축은행업계 점유율 1위였던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을 인수하고 사명을 현재 SBI저축은행으로 바꿨다.

또한 일본 금융사인 J트러스트도 지난 2012년 미래저축은행, 지난 1월 SC저축은행을 인수했으며, 일본 금융그룹 오릭스는 지난 2010년 푸른2저축은행과 지난 2013년 스마일저축은행을 사들였다.

중국은 우리나라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계기로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국내 금융 시장을 넘보고 있다.

지난 1월 KT캐피탈 인수전에 중국 부동산그룹 신화롄(新華聯)이 참여한 바 있지만 무산됐다. 이보다 앞서 지난 2010년 중국 공상은행은 광주은행 인수전에 참여했었으나 결국 JB금융지주이 사들였다. 또, 지난해 중국 안방(安邦)보험이 우리은행 매각 예비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했다가 무산됐다.

현대증권의 경우 지난달 일본 금융그룹 오릭스가 최종 인수했지만 중국 종합투자기업 푸싱그룹도 인수전에 참여했었다.

특히 중국 안방보험은 지난 3월 동양생명을 인수하기 위한 주주변경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금융당국의 승인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이르면 올 7월 말 안방보험이 동양생명을 인수하게 된다면 중국 자본의 국내유입이 더 활발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보험연구원 전용식 박사는 “일본의 경우 금리가 0.1%대로 매우 낮아 자국에서 수익을 많이 낼 수 없다. 일본에서 자본을 낮은 금리로 들여온 뒤 국내 대부업체를 인수해 30%대 높은 금리를 이용해서 수익을 내는 방식이다. 중국은 일본과 반대다. 우리나라 증권시장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중국으로 가져가 대부업을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중국과의 FTA체결로 원화와 위안화(元貨)의 직거래가 가능해졌지만 중국에 진출한 국내 은행들은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비해 중국의 높은 금리 때문에 중국이 더 유리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중국과 한국 모두 효과를 볼 수 있도록 정책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