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리아】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5여년만에 그리스를 방문해 긴축이라는 '고난의 길(tough path)'에 대해 결국 보상을 받을 것이라고 위로했다.

메르켈 독일 총리는 그리스의 안토니스 사마라스 총리와 카롤로스 파풀리아스 대통령의 요청으로 9일(현지시간) 아테네에 도착해 6시간의 짧은 일정을 마치며 이같이 밝혔다.

메르켈은 사마라스와 만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고난의 길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확신한다"며 "독일은 우호적인 파트너가 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일들이 이뤄졌다"면서도 "아직 할 일이 산적했고 독일과 그리스는 긴밀히 공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마법처럼 하나의 조치만으로 모든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수 없다"며 "기나긴 길이 되겠지만 터널의 끝에 빛을 볼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에 사마라스 그리스 총리는 "그리스는 약속을 지켜 위기를 이겨낼 확고한 의지가 있다"며 "그리스 국민들이 당장 지금은 피를 흘리지만 경쟁적 전쟁터에서 승리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메르켈의 위로와 사마라스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이날도 아테네에서는 격렬한 시위가 이어졌다.

그리스 정부는 경찰 병력 7000명을 시내 곳곳에 배치했고 도심과 회의장 인근에서 집회를 금지했다.

하지만 사전에 허용된 2건의 집회는 허용됐고 집회는 결국 폭력시위로 불거졌다.

메르켈과 사마라스가 있는 회의장 접근을 막기 위해 설치한 바리케이트가 무너지자 경찰은 최루탄을 발포하며 시위대를 강제 해산했다.

일부는 긴축 정책을 주도한 독일 정부를 나치에 비유하며 격렬하게 항의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3만여명이 시위에 참가해 아테네를 방문한 메르켈을 향해 "당신은 환영받지 못한다, 제국주의자 아웃", "제4의 독일제국은 없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시위대 일부는 과거 독일 나치당 깃발을 의회 인근에 설치된 철제 바리케이트에 꽂아 놨다가 불에 태우기도 했다.

통신에 따르면 이번 시위로 아테네에서는 모두 24명이 체포됐다. 북부 도시 테살로니키에서는 시위대 700여명이 독일 영사관 앞에 모여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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