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리아】지난 8월 내수 경기 둔화 및 글로벌 경기 악화, 조업일수 감소 등으로 국내 완성차 5개사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해 국내 자동차업계가 최악의 판매부진에 빠졌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차는 내수 판매에서 각각 43개월, 36개월 만의 최저판매에 머물렀다.

 4일 현대차, 기아차, 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용차 등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지난달 판매 실적에 따르면 이들의 지난달 총 판매 대수는 55만213대로 전년 동기 대비 7.0% 감소했다.

 현대차는 8월에 29만3924대를 판매해 지난해보다 4.6% 감소했고, 기아는 0.5% 줄어든 19만904대를 판매했다. 한국지엠과 쌍용차 역시 각각 4만5167대(-17.0%), 9136대(-9.5%)의 부진한 실적을 올렸다.

 특히 르노삼성차는 1만1082대를 판매하는데 그쳐 지난해 같은달보다 59.4%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이와 같은 실적 부진에 대해 △내수경기 침체로 인한 자동차 구매욕구 감소 △태풍 등의 기상악화 △하계 휴가철 등으로 인한 공급부족 △신차 부족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폭탄'맞은 국내 완성차 시장…조업일수 감소·내수경기 둔화

 이들의 내수 판매실적은 총 8만5543대로 지난해 같은기간(11만3791대)보다 24.8%, 전월(12만1426대) 대비 29.6% 각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3만5950대)와 르노삼성차(4001대)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 각각 29.9%, 63.9%나 판매량이 감소했고, 기아차(3만2078대)오 한국지엠(9808대) 역시 각각 12.4%, 14.0% 씩 판매량이 줄어들었다.

 내수 판매량이 증가한 곳은 전년 동월 대비 8.0% 오른 쌍용차(3706대) 뿐이었다.

 현대차는 미국 금융위기로 국내 경기가 위축됐던 지난 2009년 1월(3만5396대)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기아차 역시 지난 2009년 8월(2만5184대) 이래 3년 만의 최저치를 보였다.

 이는 노조의 부분 파업 등으로 조업일수가 감소했고 내수 경기 침체로 자동차 구매 고객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태풍 등 기상악화와 하계휴가 등으로 인해 조업 일수가 줄어들어 생산 차질이 있었다"며 "게다가 내수 경기까지 안좋아져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분석한다"고 밝혔다.

 국내 완성차 5개 사 중 전월보다 판매량이 증가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특히 현대차는 40.0%나 감소해 '조업일수'가 줄어든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부분파업으로 인해 임금단체협상이 길어지면서 조업일수에 영향을 받았다"며 "향후 공급이 정상화되면 내수 회복에 주력해, 소비심리 회복 및 수요 견인을 위한 다양한 마케팅, 판촉 활동을 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약보합권서 선방한 수출물량…전월 보다는 5% 가량 줄어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총 수출판매는 47만4670대로 지난해 동월(47만8151대) 대비 0.7% 줄어들었고, 전월보다 5.2%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내수 시장에서는 이들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인 반면 해외시장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26만7974대(4.3%), 15만8826대(2.2%)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호전된 실적을 보였다.

 현대차는 미국·중국·체코·러시아 등 대부분의 해외공장이 주쳑 차종을 중심으로 호조세를 이어갔고, 기아차 역시 씨드, K5, 쏘렌토R 등 주력 차종들의 판매호조로 소폭 상승할 수 있었다.

 반면 르노삼성은 신차 부재로 인해 전년 동월 대비 56.4% 감소한 7081대를 판매해 국내 시장 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부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주력 판매 차종인 SM5와 SM3의 경우 신모델이 9월 이후에 출시돼 8월 판매량이 급감한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과 유럽 등 해외 경기 악화로 인해 전체적인 시장이 얼어붙은 영향도 크다"고 설명했다.

 한국지엠과 쌍용차도 각각 3만5359대(-17.8%), 5430대(-18.6%) 등을 판매해 지난해보다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 호황기의 대표적 소비재인 자동차 판매가 부진하다는 것은 국내외 경기가 어렵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며 "하반기에 기아차의 K3, 르노삼성차의 뉴SM3 등 신차출시가 이어지겠지만, 큰 효과는 거두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글로벌 경기 둔화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당분간 완성차 업계도 힘든 시기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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