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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리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가시화되면서 미국 뉴욕증시가 연일 하락세다. 특히 성장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020년 3월 이후 최악의 한 주를 보냈다. 통상 금리 인상기에는 지수가 떨어진다고 생각하지만 월가의 데이터에 따르면 그렇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23일(현지시간)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기 때마다 뉴욕증시는 역사적인 상승세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미국 금융회사 트루이스트의 보고서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950년 이후 연준의 12차례 금리인상 사이클 동안 연평균 9%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중 11차례에 걸쳐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한 가지 예외는 1972~74년 금리 인상기였는데, 이는 1973~75년 경기 침체와 동시에 일어났다.

보고서는 금리인상기 동안 S&P 500 실적이 호조를 보이는 경우가 많지만 지난해 5% 이하의 가벼운 조정 덕에 올해 두 자릿수의 조정도 일어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S&P 500의 연내 최대 하락폭은 평균 13%였으며, 평균 총 수익률은 7%였다.

미국 증시는 지난 30년간 금리인상 사이클을 4차례 겪었다. S&P 500 머티리얼 인덱스는 첫 금리인상 3개월 전에는 9.3%의 상승률을 보였으나 3개월 후에는 2%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또 첫 금리 인상 이후 3개월 동안을 보면, 통신, 부동산, 에너지, 유틸리티 등의 업종 상승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단, 이번 금리 인상기는 속도가 과거보다 빠를 수 있다는 예측으로 인해 최근 주가 하락이 나오는 만큼 과거와 다른 패턴을 보일 수도 있다.

미국 투자매체 시킹알파는 24일 “긴축 사이클로 인해 발생하는 시장 혼란은 보통 그것이 끝난 후에 일어난다. 만약 오는 3월 금리인상이 일어난다면 연말이나 2023년까지 경제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뜻”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금리 인상기의 첫 해는 주식 시장에 강세였으므로 선택적인 바이 더 딥(Buy the Dip 저가매수)이 타당하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이번 주에 발표될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테슬라와 같은 기술 강자들의 4분기 실적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S&P 500 지수를 가장 많이 저울질한 기업들 중 하나다.

시장 전문가들은 긴축통화정책, 오미크론 변이 확산, 공급망 대란 등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2022년 주식 시장은 긍정적일 것으로 봤다. 최근 블룸버그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증시 분석가들은 평균적으로 올해 S&P 500 지수가 현재 수준보다 13% 높은 4982에 마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P 500은 지난해 거의 27%나 급등해 3년 연속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했다.

자료=KB증권
자료=KB증권

일각에선 계속되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자산버블의 붕괴를 염려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2008년과 같은 시장 붕괴가 올해 일어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KB증권 이은택 연구원은 “‘낮은 실업률+낮은 인플레’의 조합이 깨지면 자산시장 버블도 붕괴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지금 인플레는 40년래 최고 수준이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인플레에 대한 시장의 기댓값’”이라면서 “참고로, 1900년 이후 자산시장 버블의 붕괴 과정에는 장단기 금리역전이 항상 일어났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봄이 될 때까지 ‘더블바텀’(Double Bottom)을 그리는 조정과정이 있겠지만, 아직 모든 것의 끝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전망했다.

더블바텀은 기술적 분석에서 사용되는 투자 용어로 저항선을 뚫고 강한 상승세가 예상되는 경우로 해석된다. 이는 저항선을 뚫고 내려가 바닥을 친 후 반등, 이후 다시 한 번 하락하는 형태의 그래프를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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