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이사(왼쪽 6번째)가 지난해 11월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카카오페이 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이사(왼쪽 6번째)가 지난해 11월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카카오페이 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경영진 먹튀’ 논란으로 하락세를 이어가던 카카오페이가 자사주 매입 소식에 힘입어 숨을 고르고 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반등 추세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향후 전개할 신사업의 성공 여부가 변수가 될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앞서 카카오페이는 지난 20일 류영준 대표(CEO)와 장기주 경영기획 부사장(CFO), 이진 사업총괄 부사장(CBO)이 조만간 사퇴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카카오페이가 상장 한 달째인 지난달 10일 류 대표 등 경영진 8명이 스톡옵션으로 취득한 주식 900억원 어치를 시간외매매로 매각한 뒤 주가가 급락하며 확산된 ‘먹튀’ 논란을 수습하기 위한 조치다.  

류 대표 등 지분을 매각한 경영진 8명은 카카오 공동체 얼라인먼트 센터(Corporate Alignment Center, CAC)에서 일괄 사퇴하며, 이 중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내정자 포함 5명은 카카오페이에 잔류해 상황을 수습하기로 했다. 특히 신 내정자는 스톡옵션을 행사해 얻은 이익을 전부 자사주 매입에 쓰고 대표 임기 동안 매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 소식이 발표된 뒤 카카오페이는 긴 하락세를 끝내고 오랜만에 반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영진의 지분매각 전날인 지난달 9일 종가 기준 20만8500원이었던 카카오페이 주가는 이후 내리막을 타 이달 19일 12만8000원으로 38.6%나 급락했다. 하지만 20일 류 대표 등 경영진 일부 사퇴 및 자사주 매입 방침이 발표되면서 2거래일 연속 상승해 21일 14만5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24일 낮 12시 현재 카카오페이는 전일 대비 1500원(1.03%) 오른 14만6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문제는 긴축 우려로 증시 전체가 하방 압력을 받는 가운데, 카카오페이의 반등세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느냐다. 게다가 정부의 플랫폼 규제 움직임도 계속되는 분위기인 만큼, 자사주 매입만으로 최근의 상승이 추세적 반등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카카오페이가 향후 전개할 신사업의 성공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카카오페이는 지난달 금융당국에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을 위한 본인가를 신청한 상태다. 이르면 올해 1분기 디지털 손보사를 출범해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고 가입이 간편한 미니보험을 시작으로, 기술력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소비자 맞춤형 상품을 제공할 방침이다. 

자회사인 카카오페이증권 또한 내달 초까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출시할 예정이다. 종전에는 카카오페이증권을 통해 펀드 투자만 가능했지만, MTS 출시 후에는 국내 상장된 주식뿐만 아니라 ETF, ETN 및 해외 주식까지 거래할 수 있게 된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2017년 출범 후 만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으나, 적자 폭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자사주의 지속적인 매입을 통해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디지털 손보사와 증권사 MTS을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시켜 올해 흑자 전환에 성공한다면 주가가 반등 추세로 전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제는 아직 신사업의 성공 여부가 확실하지 않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디지털 손보사의 본인가 심사 결과가 불확실하다. 빅테크의 첫 보험업 진출인 만큼 금융당국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카카오페이를 둘러싼 경영진 먹튀 논란까지 인가 심사에 영향을 미친다면, 1분기 중 보험업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은 수정이 불가피하다. 

조만간 출시 예정인 MTS 또한 기존 증권사뿐만 아니라 토스증권과 같은 강력한 경쟁자를 넘어설 수 있을지 미지수다. 또한, 최근 긴축 우려로 하락장이 이어지면서 ‘동학개미’들의 투자 열기도 예전과 같지 않아, 증권사가 지난해와 같은 수익성을 유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페이의 수익성 개선이 지연되고 있다며 목표주가를 하향하는 모양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페이 4분기 실적은 영업수익 1228억원(전년 대비 32.3%↑), 영업적자 89억원으로 예상한다. 상장 이후 주가 상승으로 주식보상비용이 발생해 전기 대비 영업적자가 확대될 전망”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21만원에서 14만500원으로 하향했다.

다만 최 연구원은 “최근 주가 하락의 이유는 4분기 영업적자 확대와 더불어 경영진의 스톡옵션 행사과정에서의 논란 때문”이라면서도 “최근 카카오는 그룹 CEO 의 스톡옵션주식매도를 상장 후 2 년으로 제한하면서 추가적인 리스크는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이어 “2022년은 기존 간편결제 시장 성장과 더불어 카카오페이증권 MTS 출시, 디지털보험사 출범 등 탑라인 성장세가 이어지면 본격적인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전망”이라며 “결국 수익성 회복을 통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것이 주가 반등의 핵심과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