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란스투루 쿠바 페이스북. 지난 10월 기아 피칸토, 현대 엘란트라, 산타페 등 모두 800여 대의 차량이 추가됐으며, 조만간 사무실과 새 웹 사이트에서 대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 적혀 있다. (출처=트란스투루 쿠바 페이스북 홈페이지 갈무리)

[이코리아] 현대글로비스 자동차운반선이 현대자동차를 싣고 쿠바에 입항했다. 

14일 Today.in-24, 사이버 쿠바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기아 차량을 실은 현대글로비스 차량운반선이 지난 8일(현지시간) 오전 쿠바 하바나 항구에 입항해 하선했다.

선박 위치정보 서비스 베셀파인더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의 ‘글로비스 코멧호’(GLOVIS COMET)는 5일(현지시간) 파나마, 산토도밍고, 자메이카를 거쳐 8일 쿠바 하바나 항구에 도착했다. 

현대글로비스가 현대차를 싣고 쿠바에 입항한 것은 지난 10월에 이어 벌써 2차례다. 하지만 쿠바 영토에 한국 배가 도착하는 것에 대해 현재까지 어떠한 당국의 공식 보도도 없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Today.in-24는 “이번 한국에서의 차량 운송은 10월의 운송과 비슷한 것”이라며 “국영 회사인 트란스투르가 해외 관광객들을 위한 렌트카 구입으로 추정되지만, 그 중 일부는 섬의 외교 기관에 제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쿠바 정부는 관광 목적으로 지난 10월 현대차 엘란트라·싼타페와 기아 모닝(Picanto) 등 800대를 구입했다. 지난 10월 한국 차량과 함께 쿠바에 도착한 현대글로비스 선은 미국 텍사스와 앨라배마를 거쳤다. 미국의 쿠바 금수조치법으로 인해 쿠바 당국이 금수조치 규정 위반 관련 조사를 해야 했다고 Today.in-24측은 전했다. 

쿠바의 국토안보부(DHS)는 "이 선박의 미국 항구에서의 활동과 관련해 확립된 해상 및 상업 절차를 준수되었는지 철저히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쿠바는 코로나19 대유행과 더불어 허술한 행정관리, 미국의 제재 등으로 경제위기가 가중되는 가운데 정부가 해외 관광객용 렌트카에 상당한 금액을 배정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일각에서는 쿠바의 한국차 수입을 놓고 미국이 한국을 매개로 쿠바와 관계 개선을 시도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에서도 대쿠바 금수조치를 해제하려는 움직임이 올해 초 포착됐다. 

실제로 미 상원 양당 의원들이 쿠바와의 통상관계 회복을 위한 법안을 지난 5월에 재발의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양국 통상관계 개선을 위해 최근 몇 개월 사이 발의된 두 번째 법안으로, 지난 2월 론 와이든 민주당 상원재무위원장이 1962년 쿠바 금수조치를 해제하는 내용의 ‘2021 미국-쿠바 통상법’을 발의한 바 있다. 

‘대쿠바 수출자유법’으로 명명된 동 법안은 1961년 제정된 쿠바 금수조치법과 미국 기업의 대 쿠바 거래를 금지하는 여타 법령을 폐지하고, 미국-쿠바 항만간 해상운송 제한도 해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대쿠바 정책 변경은 현재 바이든 행정부 대외 정책 우선 순위에서 빠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바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관광을 회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동시에 미국의 경제 제재로 인한 피해 극복이 시급하다. 코트라에 따르면 쿠바의 관광산업은 해외 의료인력 파견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외환 수입원이며, 총 GDP의 약 10% 및 5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동시에 미국이 쿠바로의 한국차 수출을 통해 중국산 일변도인 쿠바 차량 시장에 브레이크를 거는 목적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외교전문지 디플로맷은 지난 8월 “쿠바인들은 현재 중국 지리산 자동차, 시노트럭산 트럭, 유퉁산 버스를 타고 여행하고 있다”며 쿠바 내 중국산 차량 점유율에 대해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14일 <이코리아>와의 통화에서 "미국의 대쿠바 금수조치는 무역이랑 관계되는 것이다. 우리는 선사라 운송만 할 뿐,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면서 "쿠바입항으로 글로비스 측이 미국 금수조치를 위반했다거나 조사를 받는다거나 하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쿠바로 수출된 현대차에 대해 "쿠바로 뭘 운송했는지, 또 화주(화물의 주인)와 관련된 내용은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