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 생산량 점유율. / 사진=트렌드포스

[이코리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업황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와 애플은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따른 반사효과 등으로 타사보다 생산량이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달 31일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스포스에 따르면, 3분기 세계 스마트폰 생산량은 약 3억2500만 대였다. 전분기 대비 5.7% 증가한 수준이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에는 못미친다. 2019년과 지난해 3분기 생산량은 각각 3억7500만대, 3억3600만 대였다.

스마트폰 시장 위축 배경에는 부품 수급 문제가 있었다. 특히 4G SoC와 보급형 5G SoC 부품 부족이 심각했다. SoC란 통신 모뎀, 램, 프로세서 등을 집적한 반도체를 일컫는다.

트렌드포스는 4분기에도 시장이 크게 탄력받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전체 생산량 전망치도 낮췄다. 종전 13억4500만 대에서 1000만 대 줄어든 13억3500만 대가 생산될 것으로 예상한다.

미중 갈등과 파운드리 생산 능력도 변수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도 있다. 지속되는 글로벌 공급망 문제와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출현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 회복세는 더디지만 삼성전자와 애플은 비교적 타격이 적었다. 화웨이가 미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은 데 따른 반사이익을 누린 모양새다. 샤오미가 부품 수급 문제로 신제품 레드미노트10 생산을 중단한 영향도 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스마트폰 생산량 6900만 대로 전분기 대비 17.9% 늘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생산 차질을 빚었던 베트남 공장 안정화로 수요에 대응할 수 있었다. 세 번째 갤럭시Z 시리즈 흥행도 주요했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 선전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삼성전자가 유럽 점유율 34%로 1위를 기록했다고 지난 29일 발표했다. 2분기에는 샤오미에 밀렸지만 입장이 반전된 셈이다.

애플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를 제치고 2위를 탈환했다. 스마트폰 신제품을 3분기마다 발매하고 있어 예견된 상황이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중국에서의 점유율 변화다. 애플은 지난 10월 중국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 애플이 중국에서 1위에 오른 것은 2015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2021년 10월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 사진=카운터포인트리서치 블로그

애플은 아이폰13 시리즈 공급난 상황에서도 흥행에 성공해 눈길을 끈다. 최근 중국에서는 아이폰13 일부 모델 배송이 지연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타룬 파탁 연구원은 “화웨이 공백 이후 중국 시장 1위 다툼이 치열하다”며 “애플이 공급 부족을 겪지 않았다면 판매량이 더 높았겠지만, 다른 업체들보다 공급망을 잘 관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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