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무를 거부하고 부산을 방문한 이준석(가운데) 국민의힘 대표가 1일 부산 지역구 사무실(부산 사상구)을 격려차 방문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당무를 거부하고 부산을 방문한 이준석(가운데) 국민의힘 대표가 1일 부산 지역구 사무실(부산 사상구)을 격려차 방문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코리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선거대책위원회 구성과 운영을 놓고 갈등을 빚다 휴대폰을 끈 채 잠적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30일 부산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1일 이 대표는 김해공항 출구를 향해 걸어가면서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과 김용태 청년최고위원 등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됐다.

다만 이 대표가 왜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잠적했는지, 부산을 방문한 이유는 무엇인지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왜 갑자기 부산에 왔느냐는 질문에 “그건 말하기 어렵다”고 답을 피하며 서둘러 자리를 떴다.

이 대표의 행보를 두고 지난 2016년 총선 당시 김무성 당 대표가 친박계의 이른바 ‘진박 공천’에 반발해 대표 직인을 들고 부산으로 내려가버린 ‘옥새 파동’을 연상시킨다는 얘기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 사퇴설도 거론됐지만 속단하기는 이르다. 현재로서는 이 대표가 당무만 책임지고 선대위에는 더 이상 참여하지 않을 거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또 이 대표 패싱 논란을 자초한 윤석열 후보측에서 적극 소통에 나서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 

이준석 패싱 논란으로 윤석열 후보의 리더십이 최대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도 나온다. 윤 후보 리더십을 두고 그간 여러차례 입길에 올랐으나 이번엔 결이 다르다.

국민의 힘 대선 경선 후 윤 후보는 원희룡 하태경 등 경쟁자들을 끌어안았으나 최대 경쟁자였던 유승민 홍준표 의원과의 관계는 여전히 겉돌고 있다. 실제로 홍준표 의원은 경선 승복과 지지는 별개의 사안이라며 윤 후보와 거리두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윤 후보측에서 적극적으로 홍 의원을 포용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윤 후보의 용인술의 특징이 무엇인지 아직 드러나지 않았으나 거듭된 패싱 논란은 리더십 부재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이준석 대표 패싱 논란의 원인과 관련해 기자들의 질문을 받은 윤 후보는 "잘 모르겠다. 후보로서 역할을 다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패싱이 자신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 대표가 대선 선대위 활동을 거부하고 나선 것은 심각한 사안으로 윤 후보는 논란을 조기에 매듭지어야 할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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