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 가계부채 부담 vs 금융불균형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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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상] 가계부채 부담 vs 금융불균형 해소
  • 임해원 기자
  • 승인 2021.11.29 15: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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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코리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또다시 인상하면서 가계부채 부담 증가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반면, 금융불균형 해소 및 인플레이션 대비를 위한 선제적 금리인상은 반드시 필요한 조치라는 반론도 나온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 25일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연 0.75%에서 1.00%로 0.25%p 올리기로 결정했다. 금통위가 올해 두 차례 인상을 결정하면서 기준금리는 1년 9개월 만에 1%대로 복귀했고, 코로나19 이후 시작된 ‘제로금리’ 시대도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됐다. 

한은은 단기간 내 기준금리를 다시 인상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회의 직후 열린 간담회에서 “구체적 시기를 단정할 수 없다”라고 단서를 달면서도 “내년 1분기 경제 상황에 달려 있겠지만,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한은이 연이어 기준금리를 인상한 데다,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 한은이 지난 9월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에 따르면, 기준금리를 0.25%p, 0.50%p 인상할 경우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 규모는 지난해 말에 비해 각각 2.9조원, 5.8조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비록 기준금리의 절대적 수준이 낮아서 이자 부담이 예전보다는 작다고 해도 최근 가계부채 규모를 고려하면 사태를 낙관적으로만 바라보기는 어렵다. 3분기 기준 가계부채는 약 1844.9조원으로, 금융당국의 대출규제로 인해 증가 속도는 둔화됐지만 여전히 역대 최고 수준이다. 

특히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은행이 우대금리를 축소하고 가산금리는 올리면서 저신용 취약차주의 부담은 상대적으로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2016년 4분기부터 2019년 1분기까지 금리가 상승하는 동안 취약차주 및 고DSR 차주의 연체율은 각각 6.4%, 0.8%에서 각각 8.4% 및 1.1%로 상승한 반면, 비취약부문의 연체율은 이전 수준을 유지했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기준금리 인상 시 차주 1명이 부담해야 할 이자는 지난해 기준 271만원에서 올해 286만원(0.25%↑), 301만원(0.50%↑)로 늘어난다. 특히, 취약차주는 0.50%p  인상 시 320만원에서 373만원으로 53만원(16.6%)이 증가해 평균보다 증가폭이 크다. 취약차주의 경우 비취약차주에 비해 변동금리 대출비중이 높고 신용위험을 반영한 가산금리가 상승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이다. 

한은보다 가계의 이자 부담 증가 폭을 크게 추정한 연구결과도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 25일 발표한 ‘기준금리인상·물가불안이 가계대출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에 따르면, 기대인플레이션율과 기준금리가 각각 1.3%p, 0.50%p 상승할 경우 약 1.03%p의 가계대출 금리 인상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경연은 이로 인해 가계 이자부담은 연 17.5조원, 연체액은 3.2조원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를 가구별로 환산하면 한 가구가 부담하는 이자는 약 149만원 늘어나게 된다. 

◇ 포브스, "파티에서 펀치볼 치우는 게 중앙은행 역할"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에 대해 내부적으로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외부에서 보는 시각은 조금 다른 듯 하다. 두 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을 선제적으로 단행한 한국은행의 결정에 대해 금리불균형 해소 및 인플레이션 대비를 위해 필요한 조치였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 출신의 유명 경제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은 지난 26일(현지시간) 포브스에 ‘제롬 파월(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한국에서 배울 게 많다’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페섹은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 위험이 사실인지를 두고 논쟁을 벌이고 있을 동안, 이주열 한은 총재는 모험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그는 자산거품을 완화하고 인플레이션 악화를 막기 위해 폴 볼커 전 연준 의장과 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볼커 전 의장은 1970~80년대 초고금리 정책을 펼쳐 인플레이션을 잡은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한국의 금리인상이 경제불황으로 이어지는 조치가 아니며,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무시하고 통화완화 정책을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도박적인 행위라고 비판했다. 페섹은 “과도한 통화완화 정책은 인센티브 구조를 왜곡시킨다. 일본은 21년간 ‘제로금리’를 유지했지만 혁신이나 평균임금 인상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파티가 무르익을 동안 펀치볼을 치우는 것이 중앙은행의 역할”이라는 윌리엄 마틴 전 연준 의장의 명언을 인용했다. 

실제 미국, 유럽 등 주요국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동결 중이지만, 한국을 비롯해 싱가포르, 뉴질랜드 등 일부 국가들은 인플레이션을 대비해 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이전에는 금리인상 타이밍이 너무 빠르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오히려 미국 내부에서 파월의 인플레이션 대처 능력에 대한 의구심마저 제기되는 분위기다. 

금융연구원 또한 최근 발표한 ‘인플레이션 상승과 실질금리 정상화’ 보고서에서 “마이너스 수준의 주요국 실질금리는 경제주체인 가계와 기업들의 소비 및 투자활동을 진작시킴은 물론 정부의 재정확대 정책을 용이하게 만드는 순기능을 갖는다”면서도 “반면, 실물자산 및 금융자산에 대한 과다한 유동성 유입 및 거품형성으로 인해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부작용도 노정한다”고 지적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목표대로 가계대출 위험을 일정 수준에서 통제하면서 금융불균형을 완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코리아 임해원 기자 champr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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