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알뜰폰스퀘어에서 열린 ‘알뜰폰 1000만 가입자 달성 기념식’에 참석해 격려사를 하고 있다. /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코리아] 알뜰폰 요금이 자급제폰 이용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가입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다만 가입자 절반 가량이 이동통신3사 자회사로 몰려, 중소사업자 보호 방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알뜰폰, 단가 낮추고 e-SIM 도입 추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알뜰통신사업자협회는 24일 알뜰폰 성장 방안을 논의하는 간담회를 개최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알뜰폰 가입자 수는 이달 첫째 주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알뜰폰이란 정부가 이동통신 시장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2010년 9월 마련한 제도다. 통신3사가 이동통신 회선을 도매로 판매, 이를 알뜰폰 사업자가 저렴하게 구매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재판매하는 구조다.

과기정통부는 통신사들과 협력해 알뜰폰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종량제 데이터와 음성 도매대가는 올해 각각 29.4%, 24.3% 낮춰 알뜰폰 사업자들이 다양한 구성의 요금제를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할 수 있게 됐다. 도매대가는 데이터 1MB당 1.16원, 음성 1분당 8.03원이다.

도매제공 의무 사업자인 SK텔레콤의 경우 자사 LTE 요금제 T플랜의 수익배분대가율도 2%p 낮췄다. 이는 대형 통신사의 요금제를 알뜰폰 사업자가 재판매하고 수익을 나눠 갖는 방식이다.

알뜰폰 요금제와 가입 채널을 모아 제공하는 알뜰폰중심지 사이트도 개선한다. 내달부터 자급제폰 파손보험을 합리적으로 운영해 알뜰폰+자급제폰 조합의 이점을 확대한다. 보험 가입은 2017년 이후 발매된 휴대전화 대상이며, 월 보혐료 4750원에 파손 보상을 1회당 최대 40만 원씩, 두 차례 받을 수 있다.

알뜰폰 가입 채널이 대형 통신사 대비 부족한 문제도 해소한다. 한국알뜰톤싱사업자협회와 KB국민은행은 알뜰폰 소개 및 가입이 가능한 홍보관을 내년 추가로 연다.

알뜰폰 e-SIM(embedded Subscriber Identification Module, 내장형 가입자 식별 모듈) 도입도 추진한다. 기존 USIM은 직접 수령하거나 배송받아야 사용할 수 있지만, e-SIM은 실물 없이 개통이 가능해 시간과 USIM 구입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통신3사 자회사 알뜰폰 시장 과점, 제동 걸리나

알뜰폰 가입자 수 증가 추이. /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대중 사이에서 알뜰폰에 대한 인지도가 상승하고 있지만, 중소사업자의 입지가 좁아 제도 도입 취지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알뜰폰 전체 회선 가입자 수는 1000만 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선·후불 가입자는 600만 명 안팎에 그친다. 나머지는 사물인터넷 회선이다. 통신3사 자회사들의 선·후불 시장 점유율은 50%에 가까워지고 있다. 일반 이동통신 시장의 문제가 알뜰폰 시장에서도 재현된 셈이다.

통신3사 자회사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있었다. 현재 통신3사 자회사들은 프로모션 이벤트 및 마케팅 제휴업체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지급하는 식으로 가격경쟁력을 높여 시장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한편 국회에서는 중소사업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무소속 양정숙 의원은 통신3사 알뜰폰 자회사들의 합계 점유율을 제한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지난 4월 발의했다.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은 지난해 12월 통신3사 알뜰폰 자회사를 각 1개로 한정하고, 도매제공 의무를 KT와 LG유플러스까지 확대하도록 하는 법안을 제안했다.

과기정통부는 이통3사 자회사들의 합계 점유율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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