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페미니즘을 놓고 또 설전을 벌였다. 이 대표가 장혜영 정의당 의원의 “페미니즘이 싫으면 여성을 죽이지 말라”는 발언에 반박하고 나서면서 두 사람의 설전이 시작됐다.

앞서 장 의원은 지난 20일 최근 발생한 여성 대상 범죄를 언급하며 “페미니스트가 되지 않을 수 없다”며 “헤어지자고 말했다는 이유로 살해당한 여성들의 참혹한 죽음이 연일 보도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이별을 통보했다고 칼로 찌르고 19층에서 밀어 죽이는 세상에서 어떻게 페미니스트가 되지 않을 수 있겠느냐”며 “페미니즘이 싫으면 여성을 죽이지 말고, 안전 보장에 앞장서라”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튿날 장 의원 발언을 지적하며 “선거 때가 되니까 또 슬슬 이런 저런 범죄를 페미니즘과 엮는 시도가 시작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런 잣대로 고유정 사건을 바라보고 일반화해버리면 어떻게 될까? 전 남편에게 졸피뎀을 먹여 살해하고 토막살인한 시신을 종량제 봉투에 담아 해상에 투기한 사건을 보고 일반적인 사람은 고유정을 흉악한 살인자로 볼 뿐이다”고 했다. 

그는 “애써 그가 여성이기 때문에 젠더 갈등화 하려고 하지도 않고 선동하려고 하지도 않는다”며 “과거의 반유대주의부터 인종차별 등 모든 차별적 담론이 이런 스테레오타이핑과 선동에서 시작한다. ‘남성은 잠재적 가해자’ 프레임은 2021년을 마지막으로 정치권에서 사라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장 의원은 “젠더 갈등 조장하는 일등공신이 이런 소리 하면 지나가던 개가 웃는다”고 반박했다.

진 전 교수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이준석 리스크가 현실화됐다”며 “공당의 대표가 이제 교제살인까지 옹호하고 나서나”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보자 보자 하니 국민의힘 대선을 얘가 다 말아먹을 것 같은 예감”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즉각 진 전 교수 게시들에 답글을 달아 “범죄를 페미니즘에 끌어들이는 것 자체가 위험한 선동”이라며 “고유정의 살인이나 이번 살인 사건 모두 젠더 중립적으로 보는게 정답”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진 전 교수는 “젠더 살인인데 젠더 중립적으로 보라는 X소리는 웃으라고 하는 소리일텐데 하나도 안 웃기다”며 “교제살인 가해자와 피해자 성비가 반반이라면 모를까”라고 반박했다. 

한편, 이 대표와 진 전 교수가 페미니즘을 주제로 맞붙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4월에는 '여성할당제'를 화두로 논쟁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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