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시장 규모 및 성장률 전망. / 표=트렌드포스

[이코리아] D램 가격 하락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제조사들은 데이터센터 수요가 견조하고, 공급 유연성이 과거보다 개선돼 불확실성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D램 슈퍼사이클 끝, 내년 상반기까지 불확실성 산재

2일 시장조사업체 대만 트렌드포스 등에 따르면, 지난달 PC용 D램(DDR4 8GB)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3.71달러였다. 전월비 9.51% 떨어진 수준이다. PC용 D램 가격 하락은 8.95% 내렸던 지난해 10월 이후 1년 만이다.

내년 전망은 더 어둡다. 트렌드포스는 내년 연간 기준으로는 15% 안팎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 불확실성이 산재해 제조사들이 공급조절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D램 가격이 폭락하자 일각에서는 11.18% 떨어졌던 2019년 7월 업황도 재현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세계 곳곳에서 ‘위드코로나(With COVID-19, 단계적 일상회복)’ 정책을 추진하면서 출근·통학 등 외출이 늘면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글로벌 공급망 문제도 한몫한다. 최근 세계적으로 벌어지는 공급망 차질은 코로나19 예방접종 확대 및 위드코로나 전환 추세에 기인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제조·물류 인프라가 감축돼, 급증하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비슷한 전망이 나온다. 유진투자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1일 “칩 종류에 따라 불균형한 재고로 PC 산업에 공급 교란을 야기하고 있어 여러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고정거래가격 하락세 및 이익 감소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가격 하락세가 꺾일 가능성은 있다. 이 연구원은 “PMIC(전력관리반도체)·DDI(디스플레이구동칩) 등 공급 부족 부품들의 수급이 안전화될 경우 출하가 다시 늘면서 상황이 반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센터 수요도 D램·낸드플래시 가격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원은 “마이크로소프트·구글 등이 내년 데이터센터 추가 구축에 나서, 서버용 메모리 수요는 견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신증권 이수빈 연구원은 2일 “오는 11월, 12월에도 서버용 D램 가격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며 “D램 공급사가 수요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 생산량을 하향 조정하면서, 내년 하반기 가격 협상 주도권은 공급사에게로 넘어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도체업계 “가격 하락, 서버용 수요·공급 조절로 대응 가능”

삼성전자 14나노 DDR5 D램. / 사진=삼성전자

반도체업계는 향후 D램 가격 하락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전세계 D램 시장 점유율 각각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주 경영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대응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메모리 가격이 급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불확실성도 있지만, 당사 재고가 적은 데다 디지털 기반 뉴노멀 사회 전환으로 서버 중심의 안정적인 수요가 견조해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공급망 이슈가 있지만, 대기수요화돼서 내년 전체 수요에는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공급망 이슈에 따른 우려는 불확실성에 있는데, 최근 공급 유연성이 과거 대비 나아졌다”고 설명했다.

데이터센터 교체 수요가 내년에 집중된 점도 언급했다. SK하이닉스는 “전방 수요 및 견고성은 유지될 것”이라며 “2017~2018년 클라우드 붐 수요 때 장비들이 내년 교체 수요에 들어가 전체 수요를 견인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DDR5 D램’ ‘윈도우11 보급’ 등도 PC 교체 수요를 이끌어 낼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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