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현대경제연구원

[이코리아] 최근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에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코로나19에 이어 후속 위기가 곧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3일 '현안과 과제: COVID 쇼크에 갇힌 한국 경제' 보고서에서 최근 한국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리스크를 분석하며 이같이 밝혔다.

주원 현경연 경제연구실 이사는 “최근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는 다양한 불안 요인들의 동시발생은, 국내외 경제가 경기 전환 과정 국면에 진입했기 때문”이라면서 “특히, 각국의 정책 당국이 과도한 유동성을 흡수하는 과정이 유연하지 못해 금융 시장과 실물 경제에 교란을 일으키는 데서 근본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원은 여러 리스크 가운데 한국 경제의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는 다섯 가지 요소를 꼽고, 각 요소의 알파벳 첫 글자를 따 'COVID 쇼크'라고 칭했다.

보고서는 우선 중국 쇼크(China shock)를 꼽았다. 중국이 '기업부채·그림자금융·부동산버블'이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외교적 갈등, 안정화 정책 강도 조절 실패 등으로 펀더멘틀 불안정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이에 경제성장세가 예상보다 둔화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최근 경제지표의 부진만으로 중국 경제의 회복 동력이 상실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어 최근 7년 만에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선 국제 유가를 언급하며 오일 쇼크(Oil shock)도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연구원은 “국제 유가는 2022년 이후 공급 부족 현상이 완화되면서 가격 안정세가 예상된다”면서도 “중동에 사소한 지정학적 리스크 이벤트가 발생해도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 급등할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또 변이 바이러스 쇼크(Variant of COVID-19 shock)도 잠재적 불안 요소로 꼽았다. 보고서는 “그럼에도 향후 실물 경제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영향에서 점차 벗어날 것”이라면서도 “계절적 요인으로 올해 말부터 대규모의 5차 대유행이 시작될 경우 경제가 다시 충격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제공=현대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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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 쇼크(Inflation shock)에 대해 연구원은 “풍부한 유동성·수입 물가 상승·시장 수요 회복 등으로 인플레이션 공포가 만연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2020년 연간 0.5%에서 올해 4월 이후 6개월 연속 2%대를 유지 중이다. 

연구원은 “수입 물가가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가운데 국내 기대인플레이션율도 상승할 것으로 보여 인플레이션 압력이 쉽게 해소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마지막 위기 요소로 부채 조정 쇼크(Debt restructuring shock)를 꼽았다. 연구원은 “한은의 기준 금리 인상보다는 금융당국의 미시적 대출 억제 정책으로 가계 부채 증가세는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여전히 실물 경제가 부진한 상황에서 부채 조정이 경제에 충격을 유발할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한국 경제의 안정적인 성장 기조를 이어가기 위해 “중국 시장의 대내외 불안 요인과 4차 오일쇼크에 대비해 상황적 대응 전략 및 적극적인 가격 헷지 전략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어 “’위드 코로나‘의 단계적 추진과 더불어 겨울철 대유행 가능성에 대비한 효율적 방역 전략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확산을 막기 위해 서민 체감 물가 안정에 주력해야 한다. 또 실물 경제 회복 수준에 부합되는 통화·신용 정책의 유연한 정상화 과정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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