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MG손해보험이 금융당국에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안이 ‘퇴짜’를 맞으면서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지급여력비율(RBC) 하락으로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황에서 대주주인 JC파트너스가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29일 열린 정례회의에서 MG손보가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안에 대해 불승인 결정을 내렸다. 앞서 MG손보는 지난 5월 금융감독원의 경영실태평가(RAAS) 결과 금리리스크·자본적정성에서 4등급을 받으며 경영개선요구 조치를 받은 바 있다. 

MG손보가 경영개선요구를 받은 이유는 올해 들어 건전성 지표인 RBC비율이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RBC비율은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보험사가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보험업법은 보험사에게 RBC비율 100% 이상을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금감원은 150% 이상을 권고하고 있다. 

지난 6월말 기준 MG손보의 RBC비율은 97%로 생명·손해보험사 전체를 통틀어 유일하게 100% 미만을 기록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손보사 평균 RBC비율은 238.9%로 MG손보는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MG손보가 금융당국의 경고를 받은 것은 처음은 아니다. MG손보는 지난 2018년 3월 RBC비율이 83.9%로 떨어지면서 경영개선요구를 받았으며, 2019년 6월에도 경영개선명령을 받은 바 있다. 금융당국은 RBC비율 100% 미만의 보험사에 대해 ▲경영개선권고 ▲경영개선요구 ▲경영개선명령을 조치할 수 있는데, 이 중 경영개선명령은 가장 수위가 높은 조치다. 

당시 MG손보는 대주주 변경, 임원 교체 등을 포함한 강도 높은 경영개선계획안을 제출해 위기를 벗어나는 듯 보였다. 자베즈파트너스에서 JC파트너스로 대주주가 변경되면서 20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이 이뤄졌고 RBC비율도 지난해 6월 기준 176.7%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코로나19와 저금리 기조로 순익이 감소하면서 지난해 100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낸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상반기까지 352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실적 악화와 함께 RBC 비율 또한 급락하기 시작해 6월말 기준 100%선이 무너졌다.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본확충이 시급하지만 대주주 JC파트너스의 유상증자 계획이 예상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JC파트너스는 올해 1분기 MG손보의 RBC 비율이 108.8%까지 하락하자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나, 계속된 경영난에 투자금을 유치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모양새다. 당초 계획은 2분기 말까지 유상증자를 완료하는 것이었지만, 이번에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안에는 3분기까지 단계적으로 자본확충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으로 바뀌었다. 

금융당국의 우려도 높은 상황이다. 지난 7월 열린 금융위원회 정례회의 의사록을 보면 MG손보를 바라보는 금융당국의 불안한 시선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실제 당시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MG손보는 경영실태평가가 4등급이지만 지급여력도 굉장히 취약한 상태다. 그래서 1년 또는 1년 6개월 정도 되면 사실 위험한 수준으로 가지 않을까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MG손보는 기본적으로 보험손해 구조 자체가 굉장히 안 좋다. 판매했었던 좋지 않은 상품들이 계속 경영에 악화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고 최근에는 대체투자에서 손실도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최근 들어 건전성 지표가 개선되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다. MG손보는 보험 손해율이 개선되면서 지난달 기준 RBC 비율이 104%까지 회복됐다. 

한편 금융위는 MG손보에 이달 29일까지 경영개선계획안을 다시 제출하도록 통보했다. 금융위는 MG손보의 경영난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계획을 요구하고 있다. MG손보가 연내 1500억원의 증자를 마무리하고 금융당국이 납득할만한 개선안을 제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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