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전북 부안군 위도 근처의 서남권 해상풍력 실증단지.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최근 국내 자산운용업계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테마펀드를 활발히 출시하고 있다. 이미 ESG 펀드 순자산이 5조원에 이르며 사상 최대 규모를 경신 중이다. 이에 대해 ESG 펀드 재무개선의 시차가 1,2년 차이가 나는 만큼 투자자들은 최소 2년 이상의 기간을 두고 수익률을 평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올해만 27개 ESG 펀드, 순자산 5조원 돌파

국내에서는 ESG가 올 초 기후변화에 대한 정부의 정책 발표 등과 함께 새로운 ‘테마’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에 국민연금을 포함한 기관투자자들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ESG 펀드 시장에 개인투자자들의 기여도 증가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이에 ESG 펀드와 ESG 채권 발행 규모도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ESG 테마로 분류된 주식형 펀드 설정액이 이달 1일 기준 1조 500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채권형 펀드의 설정액의 경우 현재 2조 4000억원에 다다르며 성장세를 높이고 있다. 

신영증권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에만 신규 ESG펀드가 4개 출시됐다. 연초 이후 지난 10일까지 총 27개의 ESG펀드가 출시되며 사상 최대 신규 펀드 출시 기록을 갈아치웠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 ESG 액티브 ETF는 현재 2개뿐이나 오는 10월 이후로 7개 이상 출시될 예정이다. 

금액으로는 최근 한 달간 약 3000억원의 순유입을 기록했다. 순자산은 5조원을 돌파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SRI(주식형·혼합형·채권형 등 포함) 펀드 세부 유형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ESG(주식) 유형은 최근 한 달 2041억원이 유입돼 전체 유입액의 70%를 차지했다. 

지난 1년 간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EGS 펀드로는 '마이다스책임투자증권투자신탁'으로, 4031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뒤를 이어 'KBKBSTARESG사회책임투자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과 ‘NH-Amundi100년기업그린코리아증권투자신탁'으로 각각 3231억원, 2638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국민연금, 내년부터 'ESG 투자' 운용 자산의 절반으로 확대

ESG 관련 책임투자는 2015년 1월 28일 국민연금법 개정으로 본격화됐다. 이를 통해 국내 최대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은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기금 운용을 위해 투자대상과 관련된 ESG 요소를 고려할 수 있게 됐다. 

국민연금은 특히 내년부터 ESG 요소를 고려한 투자를 운용 자산의 절반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내년 국민연금의 책임투자 규모가 40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추정이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내 ESG 펀드 시장은 이제 펀드 시장의 0.5%를 넘어섰다. 글로벌 전문 투자자의 ESG 운용 규모가 전체 운용자산의 36% 수준을 감안 시 국내 ESG 펀드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높다”고 말했다. 이어 “오는 11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등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향후에도 높은 관심 속에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소영 이스트스프링 자산운용 이사는 30일 <이코리아>와의 통화에서 “국민연금은 향후 책임투자형 펀드 규모도 늘리겠지만 아웃 소싱 중인 모든 유형 펀드에 ESG를 적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책임투자형 ESG 펀드처럼 ESG가 '특별 테마'로 분류된 상태이나 앞으로는 모든 펀드에서 ESG를 하나의 카테고리/요소로 고려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이사는 “ESG 개선이 재무성과 개선으로 이어지는데 2년 이상 시차가 존재한다”면서 “이에 ESG 금융상품을 3~6개월 단기로 성과를 봐서는 안 된다. 최소 2년 이상 평가 기간을 두고 수익률을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SG 표준·평가 개념 아직 불분명... 기관별 ESG 데이터 표준화 절실 

연초 이후 다양한 기업들에 ESG 관련 부서가 신설되면서 올 상반기에 처음으로 일부 대기업들의 ESG 전략 발표가 있었다. 많은 전문가들은 기존 매출 성장과 수익성 등의 실적에만 초점을 맞춘 기업들이 ESG 관점에서 현주소에 대한 인지 및 전략을 고민했다는 것에서 매우 의미 있다는 평가를 내린다.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공시의 경우, 2019년부터 총자산 2조원 이상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기업부터 공개가 의무화되기 시작했다. 2022년에는 자산총액 1조원 이상 상장기업까지 단계적으로 적용 범위가 확대될 예정이다.

국내에선 ‘ESG 관련 리스크 관리가 지속 가능한 발전의 핵심’이라는 공감대는 형성된 분위기다. 하지만 ESG의 표준과 평가에 대한 개념은 아직 명확하게 정립되지 않았다.

현재 국내 ESG 평가기관으로 서스틴베스트, 대신경제연구소,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등 3개가 있는데 점수산정 방법이 제각각이다. 이에 같은 기업이라도 평가기관별로 다른 ESG 평가가 나올 때도 있다. 기업별 ESG 데이터의 표준화도 필요하나 기관별로 제공하는 ESG 데이터의 표준화가 절실하다는 게 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