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인스퍼레이션4/스페이스X
민간인 탑승객들. 왼쪽부터 크리스 셈브로스키, 시안 프록터, 제러드 아이잭먼, 헤일리 아르세노. 사진=인스퍼레이션4/스페이스X

우주관광 시장 선점을 위한 억만장자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일론 머스크의 우주 탐사 기업 스페이스X가 내일 새로운 역사에 도전한다.

로이터·AFP 통신 등 외신은 스페이스X가 15일(현지시간) 민간인 4명을 우주선에 태워 사흘 동안 지구 궤도를 도는 '인스퍼레이션 4' 우주 비행에 착수한다고 14일 밝혔다. 

인스퍼레이션4로 명명된 이번 우주여행은 우주선 '크루 드래곤'이 음속 22배인 시속 27,359㎞ 속도로 90분마다 지구를 한 바퀴 비행할 예정이다. 

올해는 우주 관광 산업이 급성장한 해였다. 지난 7월, 각각의 억만장자 설립자들이 탑승한 버진 갤럭틱과 블루 오리진은 우주 가장자리로 유인 우주선을 발사했다. 

이번 스페이스X의 시도는 훨씬 더 대담하다.

버진 갤럭틱과 블루 오리진의 우주 관광은 불과 몇 분 동안 중력이 거의 없는 '극미 중력' 상태를 체험하는 저궤도 비행이었다. 하지만 스페이스X는 목표 고도를 575㎞로 설정했다. 국제우주정거장, ISS와 허블 우주 망원경 궤도보다 높은 우주 공간이다. 

민간인 승무원을 태운 크루 드래곤은 과거 크루 드래곤 임무와 마찬가지로 우주 궤도에서 비행한다. 

하지만 국제우주정거장을 방문하지 않기 때문에 도킹 포트가 제거됐다. 대신 우주선에서 지구와 우주를 감상할 수 있는 '드래곤 큐폴라(Dragon Cupola)'라는 특수 유리 돔이 추가됐다. 

출처=인스퍼레이션4 공식 트위터 캡처
출처=인스퍼레이션4 공식 트위터 캡처

모든 것이 계획대로 된다면, 인스퍼레이션4는 지구 저궤도에 도달하는 최초의 상업적인 승무원 비행이 된다.  

또한 우주선에는 전문 조종사가 탑승하지 않고 완전 자율로 운행될 예정이다.

이번 민간인 우주미션의 지휘관을 맡은 사람은 미국 신용카드 결제 처리업체 '시프트4 페이먼트'의 창업주인 재러드 아이잭먼(38)이다. 

아이잭먼은 스페이스X에 거액을 내고 네 좌석을 통째로 샀다. 아이잭먼이 이번 우주여행에 지불한 구체적인 액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나머지 3명의 민간인 탑승객은 소아 골수암을 극복한 간호사 헤일리 아르세노(29)와 조종사 면허가 있는 지구과학자 시안 프록터(51), 전직 미공군 출신 항공우주 데이터 엔지니어인 크리스 셈브로스키(41) 등이다. 

이들은 지난 몇 달 동안 무중력 훈련을 포함해 미국 북서부의 레이니어 산 높은 고도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진행했다.

스페이스X의 인스퍼레이션4에 따르면, 승무원들은 우주에 있는 동안 다양한 건강 측정을 진행한다. 승무원들은 우주에서 심전도 활동, 움직임, 수면, 심장 박동 및 혈액 산소를 추적한다. 이 외 균형 및 지각 검사를 수행하며, 초음파를 사용해 장기도 스캔할 예정이다.  

사진=인스퍼레이션4/스페이스X
민간인들을 태우는 우주선 ‘크루드래곤’. 사진=인스퍼레이션4/스페이스X

스페이스X는 15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이들을 태운 우주선을 쏘아 올릴 계획이다. 발사는 미국 동부시간 기준 오후 8시 2분부터 5시간이다. 

사흘 궤도 비행을 마친 우주선은 플로리다주 인근 대서양에 착수하는 방식으로 지구로 귀환한다. 

한편, 민간인들이 우주에 도달할 기회를 얻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보인다. 스페이스X는 향후 개인 미션을 위해 크루 드래곤 좌석 당 5500만 달러(약 645억원)를 청구할 계획이라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현재 버진 갤럭틱은 저궤도 우주선 '스페이스십투(SpaceShipTwo)'의 좌석 하나에 45만달러(약 5억원)를 부과하고 있다. 스페이스십투는 몇 분간의 무중력 상태와 짧은 저궤도 유영을 위해 약 53마일 높이로 비행한다.

블루 오리진은 지상 약 66마일 상공으로 발사되는 저궤도 로켓인 '뉴 셰퍼드(New Shepard)' 로켓의 좌석 가격을 발표하지 않았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