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연내 우리금융지주 보유 지분을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우리금융 완전 민영화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다만 공적자금 회수율을 높이기 위해 주가 부양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9일 예금보험공사가 보유중인 우리금융지주 잔여지분 10%를 매각하기 위한 희망수량경쟁입찰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예보가 보유한 우리금융지주 지분 2%를 블록세일로 매각해, 현재 남은 지분은 15.25%가 남은 상황. 10%를 매각하면 현재 우리금융 최대 주주인 예보는 국민연금(9.80%), 우리사주조합(8.75%) 등보다 지분율이 낮아지며 우리금융지주‧우리은행 비상임이사 추천권도 내려놓게 된다. 사실상 우리금융이 완전한 민간 금융사로 돌아가게 되는 셈이다. 

문제는 매각 가격이다. 지난 4월 블록세일 당시 주당 매각가격은 1만355원으로 총 1493원의 공적자금이 회수됐다. 하지만 예보가 이번 경쟁입찰에서도 비슷한 수준의 가격에 지분을 매각하기는 어렵다. 6월말 기준 잔여 공적자금은 1조3445억원(10.5%)로 중간배당으로 회수된 금액(약 165억원)을 고려해도 주당 1만2000원 가량의 가격이 보장돼야 공적자금의 완전한 회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만약 공적자금 100% 환수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자칫 혈세 낭비라는 비판을 받게 될 수 있다.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지난 6월 1만2100원을 기록한 뒤 줄곧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10일 낮 12시 현재 우리금융 주가는 전일 대비 0.46% 상승한 1만8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예보가 현재 주가대로 지분을 매각한다면 1000억원 이상의 공적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게 된다. 정부가 굳이 불리한 조건으로 지분 매각에 나설 이유는 없다는 점에서, 주가가 계속 횡보할 경우 민영화 속도가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우리금융으로서도 완전 민영화 시점을 앞당기기 위해 주가 부양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지난해 3월 코로나19 타격으로 6320원까지 하락한 우리금융 주가는 이후 상승장을 타고 하락분을 대부분 상쇄했지만, 아직 코로나 이전 수준까지 회복하지는 못했다. 게다가 비은행부문이 약해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도 낮은 상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우리금융이 비은행 부문 강화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우리금융은 증권·보험 계열사를 보유하지 않은 상태다. 다른 금융지주사가 ‘동학개미운동’의 덕을 톡톡히 본 증권 계열사의 성장을 발판 삼아 실적 개선을 이루고 있는 반면, 우리금융은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전체 순이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80%를 넘는다. 

지난해 아주캐피탈을 품에 안으며 비은행 부문 강화의 시동을 건 우리금융은 증권·보험사 인수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우리금융의 인수 여력과는 별개로 최근 증시 호황으로 인해 증권사 인수설이 잠잠해지는 등 마땅한 매물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문제다.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에 대한 전망도 제기된다. 실제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2018년 취임 이후 14차례에 걸쳐 자사주 매입에 나서며 주가 부양에 힘을 쏟고 있다. 우리사주조합 또한 지분을 추가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손 회장이 해외금리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관련 징계 취소 소송 1심에서 승소하며 지배구조 리스크를 털어낸 우리금융이 주가부양을 통해 민영화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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