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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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콜 논란에 휩싸인 LG화학 주가가 연일 하락하며 삼성SDI에 배터리 대장주 자리를 내줬다. 

1일 오후 1시 현재 LG화학은 전일 대비 4.09% 하락한 72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 20일 89만8000원이었던 주가가 불과 8거래일만에 19.2%나 하락하며 시가총액이 10조 이상 증발한 것. 반면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삼성SDI는 79만원으로 시가총액이 54조원을 넘어서며, LG화학을 제치고 배터리 대장주 자리에 등극했다.

LG화학 주가가 하락한 것은 연이은 리콜 이슈 때문이다. 지난 20일 GM이 LG화학의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 볼트 7만3000대에 대한 추가 리콜을 발표했는데, GM은 리콜 관련 비용을 LG측(LG에너지솔루션, LG전자 등)에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리콜 비용이 커질 경우 LG화학은 거액의 충당금을 설정해야 하는 만큼 실적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배터리 이슈는 이번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4분기에는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코나 8만2000대가 리콜되면서 LG에너지솔루션이 비용을 분담한 바 있다. 최근에는 폭스바겐의 전기차 ID.3에서도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 원인이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배터리 문제로 판명날 경우 LG화학에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LG화학 주가 상승이 대부분 배터리사업에 대한 기대감에서 비롯된 만큼, 연이은 리콜 이슈가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LG화학 주가가 지나치게 하락한 만큼 저가 매수의 기회가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이안나 이베스트 연구원은 “현재 주가수준은 화학과 생명과학 가치는 거의 반영되어 있지 않고 소재, 전지 가치에 지주사 할인까지 받은 수준”이라며 “이럴 경우 LG에너지솔루션 상장 당일 오히려 좋은 매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 또한 리콜 이슈로 연내 상장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30일 “GM 리콜 조치 방안과 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면밀히 검토한 후, 올해 안 상장 완료 목표를 지속 추진할지 여부를 오는 10월까지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LG에너지솔루션은 10월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리콜 이슈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이 미뤄지면 단기적으로 모회사인 LG화학 주가에는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되지만,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부담스럽다. 

이 때문에 저가매수에 나서기보다는 관망할 것을 조언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G화학 목표주가를 115만원에서 100만원으로 하향하며 “이번 이슈들이 던진 고민들은 LG화학의 중장기 수주 경쟁력, 수익성 등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인 반면, 단기에 해답을 찾기는 어렵고 LG화학의 의지만으로 해결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리콜 이슈로 충당금이 상향될 수 있는 데다 단기간 내 신뢰도를 회복할 가능성도 불투명하다는 것. 

전 연구원은 “배터리 셀 제조업체 중 LG화학이 글로벌 탑티어(top-tier)의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만 감안하더라도 매수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이번 이슈로 대두된 LG화학의 향후 방향성과 관련된 고민들에 대한 해답 또는 그 실마리를 찾기까진 단기적으로 매력도 낮다고 판단되어 보수적 접근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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