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샌티먼트(Santiment)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비트코인(녹색)과 S&P 500 지수(빨간색), 금(노란색) 가격변동 추이. 자료=샌티먼트(Santiment)

비트코인이 8월 들어 5만 달러를 회복하는 등 반등세를 보이면서, 침체된 주식시장을 대체할 자산으로 주목받고 있다. 반면, 테이퍼링 이슈 이후 비트코인과 주가가 다시 동조현상을 보이고 있어 대체투자 대상으로 고려하기에는 어렵다는 반론도 나온다.

암호화폐 시황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5일 오후 1시 현재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2.31% 하락한 4만822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23일 5만 달러 돌파 이후 소폭 조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7월말 3만 달러가 무너진 이후로는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그동안의 하락분을 상쇄하고 있다.

반면 7월초 3300을 넘어서며 기세를 올렸던 코스피는 8월 들어 하락세를 이어가며 20일 3060.51까지 하락하고 코스닥 또한 20일 1000대가 무너지는 등 국내 증시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위험자산인 주식을 대신할 대체투자 대상이자 안전자산으로서 비트코인의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델타 변이 확산, 미국의 테이퍼링 이슈 등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질수록 대체자산인 비트코인을 찾는 투자자들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

실제 주식시장과 거의 동조화된 모습을 보였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들어 비트코인인 증시와는 별개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암호화폐 분석업체 샌티먼트(Santiment)에 따르면, 주식과 비트코인은 지난해 역대급 유동성 공급에 힘입어 함께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은 주식과 동일한 위험자산이라며 대체투자 대상으로서의 매력이 떨어진다는 의견을 내놨다. 블룸버그의 경제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피클링은 올해 초 칼럼에서 비트코인과 S&P 500의 지난해 상관계수가 0.767에 달한다며 “투자자들이 굳이 비트코인에 분산투자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비트코인은 증시와 별개로 움직이며 상관관계가 작년보다 약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과 증시가 상반된 방향으로 움직인다면 위험자산의 헤지수단으로서 비트코인에 분산투자할 이유가 뚜렷해지는 셈이다. 

게다가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은 비트코인이 반등을 시작한 7월말부터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추세다. 비트코인이 금 대신 안전자산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해석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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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이 반등을 시작한 7월 들어 증시와 비트코인의 동조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자료=샌티먼트(Santiment)

다만 비트코인을 주식 하락장의 헤지수단으로 고려하기 전에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특히, 최근 들어 글로벌 증시와 비트코인은 다시 동조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실제 비트코인 반등이 시작된 7월 20일 이후 S&P 500과의 상관관계가 강화되기 시작해, FOMC 의사록이 공개된 8월 18일부터는 거의 동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금, 달러 등 다른 안전자산에 비해 변동성이 지나치게 큰 비트코인에 대한 신뢰도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모양새다. 최근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 팔란티어는 이들 들어 금괴 100온스를 약 5070만달러(약 595억원)에 구매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테슬라 등 다른 기술기업들이 비트코인을 디지털 안전자산으로 사들인 것과는 다른 행보다.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경제적 불확실성 증가와 비트코인 가격 상승과는 별다른 연관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4일(현지시간) “몇 주 전 비트코인이 역대 최고치인 6만3000달러까지 상승했을 당시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었다. 반면, 확진자 수가 가장 많았던 1월 초 비트코인은 8개월 만의 최악의 하락세를 겪고 있었다”며 “코로나19와 암호화폐 가격 간의 상관관계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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