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머지포인트 피해자 카페 모음
사진=머지포인트 피해자 카페 모음

할인 어플리케이션 머지포인트가 전자금융업자 미등록 문제로 11일 돌연 서비스 축소를 공지하면서 제대로 된 환불과 보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머지포인트를 운영하는 머지플러스는 대형마트, 편의점, 음식점 등 전국 2만개 제휴 가맹점에서 20% 할인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빠른 시간 안에 가입자 100만명을 끌어 모았다. 가입자가 많은 만큼 피해규모도 크다. 급작스러운 서비스 축소가 알려지면서 머지플러스 본사 앞은 환불을 요구하는 소비자들로 인해 장사진을 이루기도 했다. 

그러나 피해보상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회사는 구글폼을 통해 90% 환불을 해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언제까지 환불이 된다는 약속은 없다. 실제로 환불도 지연되고 있다.

한 누리꾼은 11일 9시경 환불을 신청했는데도 17일 현재까지도 환불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지금으로서는 머지플러스 측에서 오프라인 환불을 중단한 상태라 환불을 원하는 대부분의 구매자는 온라인상 환불만 신청하고 마냥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네이버 카페에서는 20개가 넘는 피해자 카페가 개설됐다. 카페 가입자들 중 몇몇은 “집단소송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는 글을 올려 향후 소송 가능성을 예고했다.

이와 관련 법조계에선 머지플러스가 자신들의 서비스가 선불전자지급업에 해당하는 것을 알고도 등록을 하지 않은 고의성이 입증되면 소송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피해자들은 머지포인트를 판매한 이커머스 업체들에도 집단소송의 대상이 확대될 가능성도 시사했다. 머지포인트는 티몬, 위메프, 11번가, 지마켓 등 여러 이커머스 업체들을 통해 판매됐다. 이들은 수시로 각종 ‘딜’과 추가 할인을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판매사들이 머지포인트가 불완전판매상품임을 인지하고도 상품을 지속적으로 판매했다면 소비자를 기만한 판매 행위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머지플러스와 제휴를 맺은 금융권도 머지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유명금융권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가 머지플러스 상품 구입에 영향을 끼쳤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멤버스는 머지플러스와 제휴를 맺고 2021년 7월19일~7월31일까지 하나머니 캐시백 이벤트를 진행한 바 있다. KB국민카드는 머지포인트 이용에 혜택을 제공하는 PLCC카드를 출시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이런 대형 금융사가 머지플러스와 제휴를 맺으면서 소비자에게 머지플러스가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 업체로 인식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의 책임도 제기된다. 3년간 가입자 100만명 규모로 사업이 확장될 동안 머지포인트의 선불전자지급업 미등록 문제에 대해 손을 놓고 있었기 때문이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금융당국이 한 번도 관리 감독을 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 안타깝다”는 글이 올라온 상황이다.

머지 사태는 라임사태나 옵티머스 사건과 성격이 달라 금감원이 분쟁조정위를 통해 보상을 권하기도 어렵다. 만약 금융당국에서 손을 놓으면 피해자들이 직접 해결 방안을 찾는 수밖에 없다. 결국 집단소송이 유일한 대응 수단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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