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생명보험사 상반기 당기순이익.(단위: 억원) 자료=각 사
주요 생명보험사 상반기 당기순이익.(단위: 억원) 자료=각 사

 

코로나19와 저금리로 휘청였던 생명보험업계가 올해 상반기 기대 이상의 호실적을 올렸다. 하지만 1분기와 2분기 실적이 ‘극과 극’의 차이를 보이면서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앞서 지난 13일 삼성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이 상반기 실적을 발표하며 비상장사인 교보생명을 제외한 주요 보험사들의 성적표가 모두 공개됐다.

미래에셋생명은 전년 동기 대비 54.6% 감소한 321억원의 당기순이익(연결 기준)을 기록했으나, 삼성생명은 71.6% 늘어난 1조165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한화생명, 동양생명 또한 작년 상반기보다 각각 42.7%, 71.1% 증가한 5016억원, 146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신한라이프로 통합된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도 올해 상반기에 각각 922억원(0.7%↑), 2168억원(57.7%↑)의 순이익을 올려 자산뿐만 아니라 수익 측면에서도 ‘빅3’(삼성·한화·교보)에 근접한 4위로 올라서게 됐다.

저금리와 코로나19의 타격에도 불구하고 생보업계가 상반기에 긍정적인 성적을 냈지만, 아직 마음을 놓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주요 보험사 대부분이 1~2분기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간 것이 아니라, 1분기에 비해 2분기 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실제 생보업계 1위인 삼성생명의 경우, 1분기 당기순이익은 2020년 전체 순이익(1조2658억원)과 비슷한 수준인 1조880억원이었으나 2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82.9% 하락한 766억원에 그쳤다.

한화생명 또한 연결기준으로는 2분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109.8% 늘어난 1652억원의 순이익을 올렸으나, 별도 기준으로는 전년 동기 대비 55.8%, 전분기 대비 70.8% 줄어든 566억원에 불과하다. 동양생명의 2분기 순이익도 396억원으로 전분기(1065억원)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주요 생보사들의 2분기 실적이 1분기보다 하락한 것은 변액보험 보증준비금 환입 감소에 따른 현상으로 보인다.

변액보험은 판매 시점의 예정이율보다 현재의 투자수익률이 떨어질 경우, 보험사가 그 차액만큼 보증준비금을 쌓아야 한다. 가입자가 맡긴 자금을 운용해서 수익을 내는 보험사 입장에서는 주가가 하락할수록 더 많은 준비금을 적립해야 하는 반면, 주가가 상승하면 반대로 환입 효과를 볼 수 있어 순이익이 늘어난다. 

실제 지난해 코로나19로 가라앉은 증시가 2분기 들어 급등하기 시작하면서 삼성·한화·교보 등 빅3 생보사가 거둬들인 변액보험 보증준비금 환입액은 3000억원이 넘는다. 올해 2분기에도 코스피가 오르기는 했지만, 지난해에 비하면 상승폭이 미미하다. 이 때문에 ‘역기저효과’가 발생해 2분기 실적이 크게 하락한 것.

게다가 삼성생명의 경우 즉시연금 1심 패소의 타격까지 겹쳤다. 실제 즉시연금 미지급 분쟁 규모가 약 4300억원으로 가장 큰 삼성생명은 즉시연금 소송 패소로 인해 2800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여기에 암 보험금 미지급 분쟁 또한 매듭이 지어지지 않은 상태인 만큼 계속해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화생명(약 850억원 규모)은 이미 지난해 즉시연금 관련 충당금을 적립했으나, 아직 1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약관 내용이 다른 농협생명을 제외한 대부분의 생보사가 패소한 만큼, 한화생명의 소송 전망도 밝지 않은 상황. 두 회사 모두 하반기에 추가로 충당금을 쌓아야 할 수도 있다. 

여기에 증시가 계속 부진하거나 금리 인상 타이밍이 예정보다 미뤄질 경우 2분기의 부진이 하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낮아졌던 위험 손해율이 다시 오르고 있는 것 또한 부담이다. 

반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연내 두 차례까지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예고한 만큼, 하반기에는 금리인상에 따른 생보업계의 전반적인 수익성 개선을 기대해볼 수도 있다.

또한 델타변이 확산으로 인해 보험금 청구가 상대적으로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 생보업계가 하반기 들어 잠재적 리스크를 극복하고 2분기 부진을 털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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