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이정헌 대표(왼쪽)와 성승헌 캐스터(오른쪽)가 5일 열린 온라인 쇼케이스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넥슨

다작(多作)의 넥슨이 돌아온다.

넥슨은 5일 온라인 쇼케이스를 통해 현재 개발 중인 게임 12종을 공개했다. 넥슨이 신작을 대거 공개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은 2년여 만이다.

넥슨은 2019년 매각 이슈 이후 체질 개선에 나섰다. 그간 드래곤하운드 등 게임 5종 개발을 중단했다. 마기아, 시노엘리스 등 퍼블리싱이 무산된 사례도 있다.

이번 쇼케이스는 넥슨이 ‘선택과 집중’ 전략을 단행한 뒤, 처음으로 향후 개발 방향성을 공개한 자리이기도 하다.

넥슨 이정헌 대표는 “넥슨이 글로벌 게임사로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치열하게 고민하고 실행했던 한해였다”며 “넥슨의 미래를 책임질 슈퍼 IP를 10종 이상 개발하고, 외부에서도 발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넥슨이 공개한 게임은 ▲프로젝트 매그넘(넷게임즈) ▲오버킬(네오플) ▲마비노기 모바일(데브캣) ▲프로젝트HP ▲프로젝트 ER ▲프로젝트 SF2 ▲테일즈위버M ▲프로젝트 DR ▲프로젝트 P2 ▲프로젝트 P3 ▲프로젝트 MOD(이상 넥슨 신규개발본부)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니트로 스튜디오) 등이다.

◇개발 자회사 3사, ‘문제작’ 배출할까

첫 번째로 신작 발표에 나선 넷게임즈 박용현 대표는 프로젝트 매그넘에 대해 소개했다. 프로젝트 매그넘은 슈팅과 RPG가 결합된 루트슈터 장르로, PC·콘솔 플랫폼으로 글로벌 동시 출시될 예정이다.

트레일러를 살펴보면 채찍과 닮은 도구를 활용한 액션이 핵심 요소로 보인다. 박 대표는 “유려한 판타지풍 세계관, 독창적 분위기, 캐릭터와 총기 등 자신만의 플레이스타일을 구축 가능하다”며 “멀티플레이 재미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오플은 대표 IP 던전앤파이터 기반 PC온라인게임을 선보였다. 카툰 엔진을 활용해 던전앤파이터를 3D로 재해석한 게임이다.

네오플 오버킬스튜디오 박상태 디렉터는 “던전앤파이터의 스타일리쉬한 액션을 계승하고 3D 강점을 살릴 것”이라며”아직 개발 초기단계지만 고도화된 아바타 시스템, 대규모 협동 콘텐츠 등 등 원작과 차별화된 플레이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정헌 대표는 “3D에서 어떻게 다른 액션의 재미를 줄 수 있을지 연구해왔다”며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는데, 2D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많이 투자했고 혁신적인 플레이 구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데브캣은 2018년 지스타에서 화제를 모았던 마비노기 모바일의 최신 정보를 공개했다. 김동건 대표는 핵심 게임성에 대해 “플레이하는 것이 나의 이야기가 되는 게임을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정헌 대표는 “마비노기의 외전으로 할지 계승할지 고민한 끝에, 메인스트림에서 시작하돼 새로운 이야기를 선보이는 것으로 결정했다”며 “마비노기의 정체성인 캠프파이어와 유저 커뮤니티가 모바일 환경에서 어떻게 이어질지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신규개발본부, 넥슨 개발력 집대성

넥슨 신규개발본부는 빅&리틀이라는 개발 방향을 세우고, 리소스 배분에 신경 쓴 모양새다. ‘빅’ 범주에 속하는 게임은 프로젝트 HP, 프로젝트 ER, 프로젝트 SF2, 테일즈위버M 등 4종이다.

김대훤 부사장은 “프로젝트HP는 근거리 액션, 중세전장에서 벌어지는 백병전이 특징”이라며 “30명 이상이 참여하는 진격전과 쟁탈전 등 PvP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로젝트 HP에서 유저는 6종의 병사 중 1명으로 전장에 나설 수 있다. 전투 중에는 일반 병사보다 뛰어난 4종의 영웅을 다룰 수 있게 된다. 유저는 상황에 따라 어떤 영웅을 선택할지 전략을 세우는 재미를 경험할 수 있다.

프로젝트 HP는 5일부터 8일까지 프리 알파 테스트도 진행된다.

프로젝트 ER은 멀티플랫폼 게임이다. 김 부사장은 “기존 MMORPG에서는 엔드 콘텐츠인 길드 간 전투가 소수 인원들의 전유물로 여겨지지만, 프로젝트 ER에서는 누구나 공성전에 참여할 수 있도록 대중화했다”며 “한정된 자원을 두고 24시간 실시간 대규모 전쟁을 벌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로젝트 SF2는 세계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수집형 턴제 RPG다. 풀 3D 카툰렌더링 방식과 모바일에 최적화된 타일전투 방식이 도입됐다. 

유저는 캐릭터 외형과 감정, 성격 등을 표현하며 개성과 매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넥슨은 캐릭터간 인터랙션 시스템, 액션스킬과 이동 연출도 강조했다.

테일즈위버M은 넥슨 PC 클래식RPG 중 하나인 테일즈위버를 원작으로 한다. 세컨드 런과 같은 OST를 사용하는 등 원작 분위기를 살렸다. 전투 상황에 따라 스킬을 타이밍에 맞추거나 연계하는 효과를 적용해 전투 변수도 다각화했다. 한 손 플레이에 적합한 세로모드도 지원한다.

◇개발 기간 짧은 ‘실험적 게임’도

이정헌 대표는 “빅&리틀 가운데 리틀은 스피디를 의미하며, 이를 수행하는 서브 브랜드의 이름을 프로젝트 얼리 스테이지라고 붙였다”며 “핵심 게임성만 잡혔더라도 빠르게 공개하고 유저 의견을 들으며 완성시키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프로젝트 얼리 스테이지에서는 3종의 게임을 공개했다. 하이브리드 해양 어드벤처 프로젝트 DR, 쿼터뷰 대전 액션 프로젝트 P2, 1인칭 중세 판타지 프로젝트 P3 등이다.

그간 소문이 무성했던 ‘프로젝트 MOD’에 대한 정보도 공개됐다. 유저 누구나 메이플스토리에 사용된 수백만 개의 에셋을 조립하며 자신만의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콘텐츠 메이킹 플랫폼이다.

이정헌 대표는 “최근 10년간 샌드박스 장르가 게임업계를 관통했지만, 로블록스와 마인크래프트 등 굵직한 경쟁작이 있어 많은 생각이 들었다”며 “넥슨은 다른 회사보다 2D 도트 에셋이 풍부하다는 강점이 있어, 이를 활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넥슨은 XBOX와 스팀 플랫폼으로 론칭할 계획인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도 간략히 소개했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카트 바디를 커스터마이징하는 등 원작에 없는 요소를 적용한 레이싱게임이다.

넥슨은 슈퍼 IP 개발 및 발굴을 위해 내년까지 인력 1000명 이상 신규 채용할 방침이다. 또한 그간 어린이재활병원 등 어린이를 위한 사회적 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코딩 교육도 확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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