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행 라임펀드 피해자 분쟁 조정안 거부, 불수용 움직임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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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행 라임펀드 피해자 분쟁 조정안 거부, 불수용 움직임 확산
  • 임해원 기자
  • 승인 2021.08.05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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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대규모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의 분쟁조정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피해자들이 금융감독원의 조정안을 잇달아 거부하면서, 하반기에 분쟁조정 절차가 진행될 다른 사모펀드 사태에도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전국 사모펀드 사기피해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지난 4일 논평을 내고 “부산은행 라임펀드 대표사례 정모씨는 지난 7월 13일 금감원이 결정한 분쟁조정안을 불수락했다”며 “정모씨는 금감원이 당사자의 억울함 해소는 커녕, 부산은행에만 유리하게 결정해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앞서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는 지난달 13일 라임 펀드(플루토-FI D-1 등)를 판매한 부산은행이 피해자 정모씨에게 투자원금의 61%를 배상하라고 권고했다. 분조위 조정결정문에 따르면, 부산은행은 정모씨의 의사를 확인하지 않고 “금융 지식수준이 매우 높은 수준”, “기대수익이 높다면 위험이 높아도 상관하지 않음”, “투자가능 기간은 3년 이상” 등으로 투자자정보 확인서를 임의 작성해 정모씨의 투자성향을 ‘공격투자형으로 분류되도록 했다.  

또한 라임자산운용이 작성한 투자제안서를 활용해 라임 펀드를 보통위험등급(4등급)의 안정적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만 설명했을 뿐 ▲TRS를 활용한 레버리지 투자전략으로 인해 손실 규모가 커질 수 있고 ▲모(母)펀드의 손실을 모든 자(子)펀드가 공유하며 ▲메자닌 투자전략의 사용이 가능한 점 등 투자자산의 60%를 차지하는 플루토-FI D-1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금감원은 이에 대해 부산은행이 적합성 원칙 및 설명의무를 위반하고 투자자보호 책임을 소홀히 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61%의 배상을 권고했다. 부산은행은 이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이었으나, 피해자인 정씨가 불수용 입장을 밝히면서 향후 소송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모펀드 사태 피해자들이 연이어 분쟁조정 절차에 불신을 드러내면서 금감원의 입장도 난처해졌다. 사모펀드 사태 피해자가 분조위의 권고를 수용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IBK기업은행이 판매한 디스커버리 펀드 피해자 이모씨는 지난달 1일 투자원금의 64%를 배상하라는 분조위 권고를 거부한 바 있다. 당시 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대책위원회는 “분쟁조정 불수락 사태는 전국사모펀드 공대위와 기업은행 사모펀드 피해자들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합리적 주장을 거부한 금감원의 자업자득”이라며 금감원의 결정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공대위 또한 4일 논평에서 “금감원은 ‘통상 예적금 상품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예상수익률을 가진 금융상품일수록 그에 비례하여 위험성도 크다는 점을 알거나 알 수 있었다’고 막연한 논리로 정씨에게 39%의 자기책임을 강요했다”며 “정씨가 라임펀드에 가입할 즈음 2019년 4월 당시 부산은행 ‘MY SUM 정기예금’의 이자는 2.0%였다. 금감원은 그보다 1% 남짓 높은 이자율을 위험성 기준으로 판단한 이유는 밝히지 않은 채, 피해자의 주의의무만 탓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대위는 이어 “정보의 비대칭성을 이용해 안전하다면서 신뢰를 배신하여 상품을 판매한 은행측 과실은 감싸면서, 피해자의 과실을 높게 따져 금융사 손실을 줄여주려는 잘못된분쟁조정의 의도를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라며 “금감원이 대표사례마저 수용하지 않은 배상기준안을 나머지 피해자들에게 제시하면서, 사건의 종결을 강요하는 것은 불법과 월권을 부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사모펀드 피해자들의 분조위 불수용 결정이 다른 사례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가장 최근인 지난달 28일 분쟁조정위원회에서 80% 배상을 결정한 대신증권(라임 펀드)의 경우 피해자가 분조위 조정안을 거부하는 세 번째 사례가 될 가능성도 있다. 

대신증권 라임펀드 피해자들은 법원이 지난 5월 2심에서 대신증권 반포WM센터장 장모씨 및 직원들의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를 인정했다며 투자원금 전액을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분조위는 이들에게 ‘사기’가 아닌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만 적용된 점을 고려해, 불완전판매에 따른 일부 보상을 결정해 피해자들의 반발을 샀다.

당시 정구집 대신증권 라임사기 피해자대책위 공동대표는 분조위 결정이 발표된 직후 성명서를 내고 “사법부의 판결조차 거스르는 금감원의 분쟁조정 결정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불공정한 분조위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공대위 또한 4일 논평에서 “금감원 분쟁조정이 얼마나 형편없고 비합리적결정인지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며 “대신증권 라임펀드 피해자도 불수락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코리아 임해원 기자 champr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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