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소주 참이슬 페트병형 상품에 표기된 점자
사진=소주 참이슬 페트병형 상품에 표기된 점자

배리어프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지속되는 가운데 시각장애인을 위해 점자를 제품에 표시한 제품들이 하나씩 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제품들에서 점자 정보량이 적거나 점자가 아예 표기되지 않는 경우도 있어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베리어프리란 장애인이나 노인을 위해 물리적, 제도적 장벽을 없애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점자 기입 제품으로 상대적으로 잘 알려진 음료류(주류 포함)의 실태는 어떨까.

최근 강원 심층수는 시각장애인의 편의를 위해 제품에 ‘해양심층수’라는 점자를 표기했다고 밝혔다. 강원심층수 관계자는 <이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시각장애인들이 제품을 선택하는데 제품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인지를 못하시는 경우가 많아서 시각장애인 편의 개선을 위해 점자 적용을 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롯데칠성음료는 2021년 4월 생수 브랜드 아이시스를 시작으로 칠성사이다 페트병에도 점자 표기를 추가했다. 삼다수 역시 제품명을 표준 규격 점자로 표시해 정보제공의 사각지대를 없앴다.

주류의 경우 하이트 진로는 캔맥주 제품에 한해 점자표기가 돼있었다. 구체적으로 테라는 캔제품에 ‘맥주 테라’라고 적혀 있고, 하이트와 맥스, 스타우트는 공간상 문제로 ‘맥주’만 표시 돼 있었다. 소주는 참이슬 페트병 제품의 경우 ‘참이슬’이 표기가 돼 있고, 진로의 경우는 기입될 예정이라고 하이트 진로 측은 <이코리아>에 밝혔다.

사진=점자 표기가 되어있지 않은 수입 맥주들
사진=점자 표기가 되어있지 않은 수입 맥주들

그러나 아직 개선해야 할 부분은 많아 보인다. 점자 표기가 브랜드명까지 표기되지 않아 자세한 구분이 안 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시각장애인 유튜버 ‘원샷한솔’은 ‘시각장애인은 무슨 음료인지 어떻게 알고 살까? 유통기한은?’이라는 유튜브 콘텐츠를 통해 시중에서 파는 캔음료들이 맥주, 음료, 탄산으로만 나뉘어 구체적으로 어떤 음료인지 구분하기 쉽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실제 해당 영상에서 소개된 맥주 중에서는 점자 표기가 없는 제품도 있었다. 

유통기한을 시각장애인이 확인하기 어려운 점도 지적했다. 그는 “유제품이 문제지, 바로 먹어”라며 “점자로 유통기한을 찍을 수 없으니까 바코드를 만들어 어플로 유통기한을 확인할 수 있게 하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기자가 30일 서울 시내 한 마트를 방문해 본 결과 매대에 올라와 있는 음료 제품중 점자가 표기되지 않은 음료 제품이 대부분이었다. 점자가 표기된 상품들도 구체적인 제품명까지 기입된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국산 맥주에는 그나마 ‘맥주’라고 점자로 적혀있었는데, 수입산 캔맥주의 경우는 그마저도 표시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시각장애인이 확인할 수 있는 음료 제품의 정보가 비시각장애인들에 비해 극히 적은 것이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관계자는 <이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음료류에 점자 표기가 미흡한 현 상황에 대해 ”가장 좋은 방법은 기업이 솔선수범해서 제작을 하면 좋은데, 전체적으로는 그렇지 못한 경우들이 많다. (점자 표기에 대한) 법적인 근거를 만들고 법적, 제도적 강제성을 띨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식료품들이나 화장품에 기재되는 점자표기 검수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하다. 공적인 차원에서의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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