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오는 21일(현지시간) 열리는 비트코인 투자 활성화를 위한 이벤트 'B 월드'에서의 토론회에서 '마지막 카운트다운'이라는 노래를 부르겠다며, 비트코인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사진=트위터 갈무리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오는 21일(현지시간) 열리는 비트코인 투자 활성화를 위한 이벤트 'B 월드'에서의 토론회에서 '마지막 카운트다운'이라는 노래를 부르겠다며, 비트코인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사진=트위터 갈무리

비트코인 가격이 심리적 저항선인 3만 달러 아래로 추락했다.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으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하락하면서, 암호화폐 시장도 반등의 모멘텀을 찾지 못하는 모양새다. 

암호화폐 시황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지난 19일까지 3만1000달러대를 횡보 중이던 비트코인 가격은 이틀간 두 차례의 급락을 거쳐 2만9000달러대로 하락했다. 21일 낮 12시 현재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3.52% 하락한 개당 2만972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5월 들어 상승세가 꺾인 비트코인은 두 달 간 지속적인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달 22일에 이어 약 4주만에 다시 3만 달러선이 무너지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암호화폐 '시즌2'가 막을 내린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하락장이 계속될 경우 비트코인 가격이 2만 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싱가포르 암호화폐 거래소 ‘루노’(Luno)의 아시아태평양 담당 책임자인 비제이 아야르(Vijay Ayyar)는 19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암호화폐 매도세로 인해 비트코인 가격이 2만2000~2만4000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며 “저점을 다시 설정해야 한다. 상승장이 돌아올 때까지 비트코인 가격은 2만~4만 달러 사이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암호화폐 시장이 상승세로 돌아설 거라는 기대가 높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 최근 들어 암호화폐 시장을 둘러싼 조건은 그리 긍정적이지 못하다. 중국이 비트코인 채굴을 강력하게 규제하고 있는 데다, 각국 정부도 암호화폐에 대해 규제의 칼을 빼드는 분위기다. 미국 또한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비트코인에 대해 ‘투기적 자산’이라는 입장을 거두지 않고 있으며, 지난 5월에는 1만 달러 이상의 암호화폐 거래는 반드시 국세청(IRS)에 보고하도록 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비트코인이 글로벌 증시와 함께 움직이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비트코인 옹호론자들은 비트코인이 가치 저장 수단이자 디지털 금이라고 주장하며 이를 안전자산으로 취급했지만, 최근의 비트코인의 가격은 오히려 위험자산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실제 최근 델타 변이 확산으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옅어지면서 미 증시가 급락하자 암호화폐 시장도 함께 하락하고 있다. 

비트코인을 주식 등 위험자산의 헤지 수단으로 볼 수 없다면, 위험자산을 회피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이 굳이 포트폴리오를 변경해가며 비트코인에 자금을 투입할 가능성은 낮다. 델타 변이로 인한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면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약화될 수 있지만, 돌아올 자금이 암호화폐 시장으로 먼저 향할 것이라고 확신하기는 어렵다.

블룸버그의 경제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피클링 또한 지난 1월 칼럼을 통해 “암호화폐는 더 이상 신상품이 아니며 ‘새로움’만으로 투자자들을 매혹시킬 수 없는 자산”이라며 주식·채권 등 전통 자산의 헤지수단으로써 스스로를 증명해야만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물론 암호화폐 시장의 반등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며, 여전히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에 대한 기대감도 남아있다. 다만 비트코인 지지자로 알려진 게리 겐슬러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의장을 맡고 있음에도 승인이 계속 연기되고 있다.

한편, 한때 비트코인의 강력한 지지자였다가 최근 에너지 소비 문제로 반대 입장으로 돌아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트위터에 '마지막 카운트다운'(the Final Countdown)이라는 노래의 유튜브 링크를 공유하며, 오는 21일(현지시간) 열리는 비트코인 활성화 이벤트 'B월드' 토론회에서 이 노래를 부르겠다고 말했다. 

반면, 함께 토론회에 참석할 잭 도시 트위터 창업자는 '믿음을 멈추지 마'(Don't Stop Believin')라는 노래를 트위터에 올리며  반박했다. 최근의 하락세가 비트코인의 '마지막 카운트다운'이 될지, 암호화폐에 대한 '믿음'의 시험대가 될지 투자자들의 신중한 판단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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