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 같은 생, 절망을 긍정의 삶으로 바꾼 인간 이재명 이야기

 

“이재명의 재판과 관련한 내용이 연일 신문에 대서특필되고, 텔레비전에 비중 있는 보도로 방영되는 것을 보고 저는 은근히 화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오래도록 제 가슴 밑바닥에 가라앉혀두고 있던 분개가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할 바로 그 순간, 저는 이재명을 인터뷰할 때 그가 강조한 ‘억강부약(抑强扶弱)’이란 사자성어를 떠올렸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글을 쓰게 된 것입니다.

신간 ‘파워풀 이재명’을 펴낸 저자 엄광용씨가 책 머리말에서 밝힌 글이다. 엄광용은 소설을 통해 인간을 이해하는 작가로 정평이 나 있다. 그러니까 ‘파워풀 이재명’은 소설가의 눈으로 인간 이재명을 해부한 것이다. 작가의 눈에 비친 인간 이재명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저자는 이 책에서 질문을 던진다. ”정치를 하는 데 있어서 빠른 판단력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하고. 그리고 답을 구한다. 그것은 바로 어떤 정치적 문제가 발생했을 때 국민들의 애환이 어떤지 뼈저리게 느끼는, 그야말로 정교하고 치밀한 감응 능력에서 나온다. 이재명은 가슴 저 밑바닥에 그런 추체험이 저장되어 있어 누구보다 빠른 판단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집안이 너무 가난해 춥고 배고팠던 유년 시절의 체험이 서민들의 아픔을 느끼게 하는 동질성으로 작용하여 정치적 판단의 기준이 되고 있다고. 

출판사(파람북) 서평에는 이런 글도 눈에 띈다.

이재명, 독특한 캐릭터다.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한국정치사상 이런 개성의 소유자는 없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말은 거칠 것이 없고, 행동에는 물러섬이 없고, 싸웠다 하면 끝장을 본다.

사회적 관계망(SNS)을 통한 소통에 공을 들이지만, 언사가 화려하거나 꾸민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싸움만 벌이고 다니는 것 같지만, 상대를 분명히 한다. 대상은 주로 사회적으로 또는 국가적으로 힘깨나 쓴다는 양반들이다. 일처리는 의외로 탄탄하고 야무지다는 얘기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코로나19의 어수선한 정국 속에서 무슨 지역화폐니 보편지급이니 하는 그의 주장이 처음에는 도무지 뜬금없게만 들렸는데, 지나고 보니 어라, 이게 대세가 된다. 그야말로 뉴노멀(new normal)의 정치인이다. 

그는 과거를 윤색하거나 부정하려고 하지 않는다. 자신이 경험했던 날것을 숨기려고 하지도 않는다. 그의 말과 행동 어딘가에는 잊히지 않는 어제의 슬픔이 그대로 남아 있다. 하지만 이재명은 그런 부정적인 세계에 파묻히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부정성을 긍정성으로 승화시키는, 독특한 자질이 그에게는 있다. 그리고 그것을 발견하는 통찰이야말로 이 책의 독창성이기도 하다. 책은 이렇게 말한다.

“그의 내면세계에 자리 잡은 억압된 정서가 바로 인생 저 밑바닥으로부터 그를 일으켜 세우는 큰 힘이다”

저자 엄광용은경기도 여주에서 출생하여,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1990년 『한국문학』에 중편소설이 당선되어 문단에 데뷔, 가정조선 등 잡지기자 생활 12년 만에 전업 작가로 나섰다. 단국대학교 사학과 대학원에서 한국사를 전공, 박사과정 수료 후 역사적 글쓰기도 겸하며 집필의 영역을 넓혀왔다. 문학작품으로는 창작집 『전우치는 살아 있다』와 장편소설 『황제수염』, 『사냥꾼들』, 『꿈의 벽 저쪽』, 『사라진 금오신화』, 『천년의 비밀』 등이 있으며, 『안중근, 일본의 심장을 쏘다』 등 다수의 동화와 청소년용 기획도서를 아울러 집필했다. 역사 분야에서는 『생동하는 고구려사』, 기업체 역사인 『현대건설 60년사』, 『삼성전자 40년사』 등 기업 관련 저서 30여 권과, 리더십 도서로 『정주영의 성공 손자병법』, 『전략가의 리더십』, 『세계를 움직인 CEO들의 발상과 역발상』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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