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노르웨이중앙은행 홈페이지 갈무리.
자료=노르웨이중앙은행 홈페이지 갈무리.

 

현대건설이 세계 최대 연기금 큰손인 노르웨이 중앙은행(Norges Bank)의 관찰 대상 리스트에 올랐다.

노르웨이 중앙은행 투자위원회는 지난 1일 “중대한 부패에 기여하거나 책임을 지고 있는 용납할 수없는 위험 때문에 현대건설를 관찰하기로 했다. 이번 결정은 지난 4월 28일 윤리위원회의 권고를 기반으로 한다"라고 홈페이지에 공시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노르웨이 중앙은행 투자위원회는 현대건설을 4 년 동안 관찰하게 된다. 이는 현대건설이 지구의 환경을 훼손할 우려가 크다고 보고 4년간 관찰을 통해 투자 대상의 적정성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노르웨이 중앙은행 투자위원회는 노르웨이 국부펀드의 투자를 결정하는 기구다. 1990년 설립된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세계 최대 규모로 자산이 1000조원을 넘는다. 세계 곳곳에 투자를 하고 있으며 한국 기업에 대한 투자도 지난 10년간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2017년 노르웨이 중앙은행 투자위원회는 한국전력 등 한국의 10개 기업을 투자금지대상으로 정하고, 2개 기업은 관찰대상으로 지정했다. 이유는 명료했다. 한전이 지구의 환경을 파괴하고 석탄을 통해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으로 판단해 더 이상 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실제로 이 결정 후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한전에 투자한 주식과 채권 1500여 억원 상당의 자금을 회수했다. 

이런 전례에 비춰보면 현대건설은 이미 심각한 경고등이 켜진 셈이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ESG경영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세계최대연기금인 노르웨이 국부펀드의 관찰대상에 오른 것은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이다. 

노르웨이 중앙은행의 이번 블랙리스트 결정은  현대건설의 석탄발전 사업을 문제 삼은 것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6월 베트남 정부가 추진하는 꽝 트락(Quang Trach) 석탄화력발전 프로젝트를 일본 미쓰비시와 공동수주했다. 이와 별도로 현대건설은 인도네시아와 방글라데시에서 석탄발전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 뿐 아니다.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 스웨덴연금 등 글로벌 연기금 상당수가 석탄산업과 관련한 기업에 대해 투자를 금지하는 추세다.

현대건설이 글로벌 연기금 블랙리스트에 오른 것은 현대기아차 그룹 입장에서도 불명예스러운 일이다. 최근 ESG경영에 기치를 내건 정의선 현대차 회장의 행보와 모순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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