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지주사 주가 상승률. 자료=한국거래소
4대 은행지주사 주가 상승률. 자료=한국거래소

금리상승 전망과 높은 실적으로 상반기 상승세를 이어왔던 은행주가 배당제한 해제로 날개를 달게 됐다. 다만 최근 장단기 금리차가 축소되면서 상승폭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4일 정례회의에서 은행 및 은행지주사에 대한 자본관리 권고를 예정대로 6월말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1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은행 및 은행지주사의 배당을 순이익의 20%로 제한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금융위는 지난 5~6월 은행 및 은행지주사 각 8곳에 대해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했는데, 장기침체를 포함한 모든 예상 시나리오에서 전체 은행이 배당제한 규제 비율을 상회했다. 

대표적 고배당주인 은행주가 배당제한이라는 부담을 떨쳐내면서 하반기에도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은행주는 금리상승 전망에 호실적까지 겹치며 올해 상반기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유지해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신한·우리·하나금융 등 4대 은행주는 올해 들어 약 33% 상승했다.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하나금융으로 1월 4일 3만3450원에서 6월 25일 4만7350원으로 41.6% 상승했으며, 상승률이 가장 낮은 우리금융도 같은 기간 9510원에서 1만1850원으로 24.6% 상승했다. 

가장 상승률이 높은 하나금융이 업계에서 유일하게 중간배당을 실시해왔음을 고려하면, 금융위의 배당제한 해제 조치로 은행주가 탄력을 받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4대 금융지주 모두 중간배당을 기대해볼 수 있다며 “배당규모도 중요하겠지만 다수의 은행주의 배당 여부가 향후 지속적·안정적 주주친화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형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2021년 초 시장대비 은행주 주가 수익률이 크게 저조했던 원인 중 하나로 배당 규제를 들 수 있다”며 “이번 변화에 따라 중간배당 또는 분기배당이 정착된다면 은행주의 낮은 주가순자산비율 밴드(PBR Band)가 다소 상향될 여지가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은행이 조기 금리인상을 시사하고 있다는 점도 은행주에는 긍정적인 소식이다. 실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4일 “연내 늦지 않은 시점에 통화정책을 질서 있게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한때 100bp(1bp=0.01%)를 오갔던 장단기 금리차가 최근 들어 축소되는 추세를 보이는 점은 문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5일 한국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의 금리차는 65.9bp로 한 달 전(98.6bp)보다 32.7bp 감소했다. 일반적으로 장단기 금리차가 축소되면 은행의 순이자마진도 감소하기 때문에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이 커지며 단기금리가 상승하고 있는 반면 장기금리는 하락하면서 장단기금리차가 축소되고 있다”며 “단기금리 상승이 NIM 상승 등 은행 펀더멘털 개선에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주가는 장단기금리차가 확대될 때 상승하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에 투자심리 악화 요인으로 작용 중”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최 연구원은 “그러나 기준금리 인상이 결국 한두차례에 그치지 않을 개연성이 높은 만큼 장기금리 상승세는 재개될 수밖에 없고 장단기 금리차 축소 현상도 일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향후 발표될 경기 지표에 일부 등락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테이퍼링 발표 이전까지는 장기금리 하락 현상이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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