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액면분할 이후 자회사 상장 등의 호재를 타고 약진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연달아 목표주가를 상향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하반기에 상승 모멘텀이 지난 뒤 조정기가 올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5대1 액면분할 후 지난 4월 15일 거래를 재개한 카카오 주가는 11~12만원대를 횡보하다가 이달 들어 급격히 상승하기 시작했다. 특히 6월 7일부터 23일까지는 2거래일을 제외하고 모두 상승해 장중 한때 17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23일 종가 기준 카카오 주가는 액면분할 후 첫 거래일(12만500원) 대비 40.7%나 상승했다. 액면분할 직전 주가와 비교하면 상승폭은 50% 이상으로 커진다. 

같은 기간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도 6위에서 3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현재 카카오와 SK하이닉스의 시총 격차는 약 19조원으로 좁혀진 상태다. 

카카오의 상승세는 액면분할 후 주가가 오히려 하락했던 다른 사례와 대비된다. 지난 2018년 5월 액면분할을 단행한 삼성전자의 경우, 직전 주가를 회복하는데 약 20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2018년 10월 액면분할한 네이버 또한 주가가 반등하는데 수개월의 시간이 필요했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 주가 상승 동력으로 최근의 호실적이나 성장주에 유리한 환경 외에도 ▲하반기에 시작될 자회사 상장 기대감 ▲액면분할 후 개인투자자의 유입 등을 꼽고 있다.

실제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카카오뱅크는 지난 17일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2017년 7월 출범 이후 총자산 26.6조원, 순이익 1136억원(지난해 말 기준)의 대형 인터넷은행으로 성장한 카카오뱅크의 기업 가치는 대략 20조원대로 추산된다. 

또한 카카오페이도 이달 중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모빌리티 등의 주요 자회사도 상장을 앞두고 있다. 성장성이 주목되는 자회사의 상장에 대한 기대감이 최근 주가를 견인하고 있다는 것.

개인투자자의 높은 관심도 카카오 주가를 견인하고 있는 동력 중 하나다. 실제 액면분할 이후(4월 15일) 이달 23일까지 외국인과 기관은 카카오를 각각 7156억원, 5723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카카오를 1조5945억원 순매수했다.  

이는 경쟁업체인 네이버와 대비된다. 카카오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한 6월 이후로 한정하면 네이버는 개인(5258억원 순매도)보다는 외국인과 기관(각각 2743억원, 2363억원 순매수)이 주가를 견인했다. 반면 카카오는 같은 기간 개인이 4708억원을 순매수하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920억원, 1751억원을 순매도했다. 액면분할 이후 투자 문턱이 낮아지면서 유입된 개인투자자가 카카오 주가 상승의 동력으로 작용한 셈이다.

증권가는 하반기에도 카카오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카카오페이증권 MTS 도입 ▲카카오커머스 재합병 ▲카카오모빌리티의 시장지배력 확대 등 하반기에도 상승 모멘텀이 남아있다며 “현재 지속되고 있는 생태계 확장 및 각 비즈니스별 시장규모와 예상되는 카카오의 시장경쟁력을 고려할 때 지속적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가치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자회사 상장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 상승의 동력이었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주가가 다시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박지원 교보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수익 성장과 자회사 IPO 모멘텀이 올해 상반기 주가 상승을 이끌어왔다”며 “이 때문에, 올해 하반기~내년 상반기 연이어 있을 자회사 상장 이후 지분 가치 디스카운트로 인한 주가 하락 우려가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자회사가 상장되면 사실상 카카오가 지주사 역할을 하게 되는 만큼 지주사 디스카운트가 적용될 수 있다는 것.

한편,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 주가는 24일 낮 12시 현재 전일 대비 5500원(3.24%) 하락한 16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연이은 상승세 뒤 한숨을 돌리고 있는 카카오가 하반기에도 기세를 이어나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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