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e스포츠팀인 마타기스나이퍼즈가 게임을 즐기는 모습 / 사진=일본 아키타현 지역방송 아키타테레비

일본에서 평균 69세 e스포츠팀이 탄생해 관심을 모은다.

◇日 시니어 e스포츠팀, 포트나이트 대회 출전 목표

일본 아키타현 지역방송 아키타테레비는 “65세 이상 시니어 e스포츠팀이 창설됐다”고 19일 보도했다. 65세 이상 시니어 e스포츠 프로팀이며 일본에서는 최초, 세계에서는 다섯 번째다. 현재 65세·71세·72세 등 고령자 3명이 참가 중이다.

팀 이름은 ‘마타기스나이퍼즈(マタギスナイパーズ)’다. 마타기는 아키타 산간에서 곰을 사냥하는 이들을 일컫는 말이다. 스나이퍼즈는 이들의 종목인 ‘포트나이트’에서 따왔다. 포트나이트는 에픽게임즈에서 서비스하는 배틀로얄 슈팅게임이다.

마타기스나이퍼즈는 세계 최초의 시니어 e스포츠팀인 스웨덴의 ‘실버스나이퍼즈’를 롤모델로 삼는다. 실버스나이퍼즈 평균 나이는 68세다. 이들은 2019년 슈팅게임 ‘카운터 스트라이크: 글로벌 오펜시브’ 시니어 월드컵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아키타테레비는 “팀 전원은 온라인게임 첫 도전이라 고전하고 있지만, 아키타현 내 프로 e스포츠 선수들의 지도를 받으며 게임을 즐기고 있다”고 전했다.

팀원들 가운데 한명인 71세 A씨는 “잘할 수 있을지 불안한데, 하면 되지 않을까”라며 “시니어 e스포츠팀이 전국에서 나타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들을 지도하는 e스포츠팀 아키타 라이징워즈는 “이해가 빠르셔서 앞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마타기스나이퍼즈 스도 코헤이 대표는 “일본에서 고령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아키타현에서 일본 최초의 e스포츠 시니어 프로팀이 탄생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고령자의 e스포츠가 단순한 건강 증진·치매 방지 목적에 그치지 않고, 젊은 세대와의 소통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국내 시니어 e스포츠는 ‘무관심’

경기도콘텐츠진흥원이 2018년 개최한 시니어 e스포츠 축제 현장. / 사진=경기도콘텐츠진흥원

한국은 세계적인 e스포츠 강국이지만 시니어 무대는 예외다. e스포츠업계에서 시니어 대회 개최 및 프로팀 창설에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학계에서도 고령자를 위한 ‘기능성 게임’ 연구는 종종 진행되지만, 젊은층이 즐기는 대중적인 e스포츠에 참여하도록 하는 논의는 이뤄지지 않는다.

고령자가 e스포츠를 접할 계기가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경기도콘텐츠진흥원이 2018년 ‘시니어 e스포츠 축제’를 마련하긴 했지만, 젊은층조차 생소한 ‘키네틱 VR게임(동작인식 가상현실 게임)’을 다뤄 참여율이 저조했다. 이마저도 이듬해부터는 개최되지 않고 있다.

게임사가 고령자 접근성이 높은 게임을 개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국이스포츠연구소 석주원 소장은 지난 4월 칼럼을 통해 “고령화된 사회를 대비한 게임과 e스포츠가 전무하다”며 “저연령부터 고연령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제작하고 안정적으로 e스포츠 종목화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석 소장은 고령자들을 위한 e스포츠 보급을 위해 대회와 종목이 다양해져야 한다고 봤다. 그는 “지금처럼 큰 규모의 e스포츠 대회를 넘어 고령을 위한 종목이 구축돼야 한다”며 “동네 대회를 활성화하고 고령층이 모여 게임을 할 수 있도록 노인정이나 유휴시설들의 디지털화도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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