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증권 부실 사모펀드 전액 보상, 타 판매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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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증권 부실 사모펀드 전액 보상, 타 판매사는?
  • 임해원 기자
  • 승인 2021.06.2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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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지난 16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와 관련해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한국투자증권 유튜브 채널 갈무리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지난 16일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와 관련해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한국투자증권 유튜브 채널 갈무리

한국투자증권이 부실 사모펀드 손실액을 100% 보상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다른 판매사들의 보상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피해자들이 금융당국에 한투증권에 대한 선처를 요구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면서, 제재를 앞둔 다른 판매사도 부담을 느낄 것으로 예상된다.

◇ 피해자, “금감원에 한투증권 선처 부탁할 것”

앞서 정일문 한투증권 사장은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판매사 책임 소재가 있는 현안 상품 가입 고객에게 투자금 100% 전액을 선보상하기로 전격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전액보상 대상 상품은 라임, 옵티머스, 디스커버리(US핀테크), 삼성젠투, 팝펀딩(헤이스팅스·자비스), 피델리스무역금융, 헤이스팅스 문화콘텐츠, 헤이스팅스 코델리아, 미르신탁 등 10개다. 10개 펀드의 판매 규모는 806계좌·1584억원으로, 이미 보상한 금액을 제외하면 한투증권은 향후 805억원 가량을 추가 부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 사장은 이날 팝펀딩 제재심에서 징계 수위를 낮추기 위한 조치 아니냐는 질문을 받자  “제재심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의사결정을 했다면 금감원에서 심의하고 있는 중에 발표를 했을 것”이라며 “이번 발표는 제재심을 염두에 뒀다기보다는 오로지 고객에 대한 바른 생각을 행동으로 옮겨 고객 신뢰를 회복하고 금융시장의 선진화를 우리가 선도하겠다는 의사표현”이라고 답했다. 

판매사의 피해구제 노력이 제재심에 영향을 미쳐왔던 과거 사례를 고려하면 이번 전액 보상 조치는 한투증권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피해자 단체가 한투증권의 발표에 적극적인 환영 입장을 밝히고 있는 것도 고무적인 부분이다. 전국 사모펀드 사기피해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21일 금융감독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들이 작성한 탄원서 1000매를 금감원에 전달했다. 공대위는 “사모펀드 피해자 구제에 적극 나선 한국투자증권의 피해회복을 위한 반성적 혁신과 노력을 참작하여 금감원 제재심에서 선처를 해달라고 요구했다”며 한투증권 계좌 개설신청 및 주거래 변경 운동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목표금액은 한투증권의 보상 목록에 오른 10개 사모펀드의 총 판매액인 1584억원이다. 

 

전국 사모펀드 사기피해공동대책위원회는 21일 금융감독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투자증권에 대한 제재 철회를 요청하며 탄원서를 제출했다. 사진=전국 사모펀드 사기피해공동대책위원회
전국 사모펀드 사기피해공동대책위원회는 21일 금융감독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투자증권에 대한 제재 철회를 요청하며 탄원서를 제출했다. 사진=전국 사모펀드 사기피해공동대책위원회

◇ 한투증권 독자노선에 다른 판매사 속앓이

다른 사모펀드 판매사들 입장에서는 한투증권의 독자 행보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한투증권이 전액 보상하는 상품을 판매한 다른 은행·증권사 입장에서는 피해구제 노력의 기준선이 한층 높아진 셈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피해자 단체가 한투증권 징계 경감을 위하 탄원서까지 제출하며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있어, 제재를 앞둔 판매사들로서는 전액 보상이라는 카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특히 한투증권의 전액 보상 대상 사모펀드 중 가장 피해규모가 큰 젠투펀드의 경우, 최대 판매사인 신한금융투자는 아직 구체적인 보상 계획을 내놓지 못한 상태다. 젠투펀드의 환매중단 규모는 1조원 이상으로, 신한금투는 이 중 가장 많은 4000억원 가량을 판매했다.

젠투 펀드는 홍콩계 자산운용사 젠투파트너스가 국내에 판매한 역외펀드로, 지난해 7월 1년간 환매중단을 선언한 상태다.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채권 가격이 하락하면서 젠투파트너스의 보유자산 가치가 급감하자, AUM트리거(운용차입금 중도상환)가 발동해 펀드담보대출이 회수당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피해자들은 신한금투 등 판매사들이 AUM트리거 조항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었음에도 고객에게 안내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젠투파트너스의 대표가 한국인임에도 본사를 홍콩에 둔 데다, 젠투펀드 또한 조세피난처로 알려진 영국 왕실령 저지섬에 등록된 역외펀드이기 때문에 금감원에서 해당 사안을 들여다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실제 금감원은 아직 젠투 펀드 관련 검사 일정이나 결과에 대해 공개하지 않고 있다. 

신한금투 또한 지난달 홍콩에 소비자보호부장을 파견하는 등 투자금 회수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보상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뚜렷한 청사진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신한금투 관계자는 21일 이코리아와의 통화에서 “투자금 회수를 위해 노력 중이다”라면서도 보상계획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다”고 답했다. 

한투증권과 마찬가지로 디스커버리 펀드를 판매한 IBK기업은행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의 경우 피해자들의 사적화해 요청을 거부하고 금감원 분조위에 배상비율 결정을 맡겼다. 기업은행은 분조위 권고에 따라 40~80%의 배상에 나설 예정이지만, 전액 보상을 요구해온 피해자들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한다. 이미 제재 및 분쟁조정 절차가 마무리된 만큼 신한금투에 비해 부담은 덜하겠지만 여론 악화는 피하기 어렵다. 

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지난 17일 성명을 내고 이번 한투증권 조치에 대해 “한투증권의 명백한 사례가 나왔으니, 기업은행도 당장 배임우려를 불식하고 즉각 원금반환 사적화해에 나서야 할 것”이라며 “기업은행이 보다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배상방법으로 피해회복에 나서지 않는다면 자율조정에 순순히 나서지 않고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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