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10GiGA 인터넷 상품 목록. / 사진=KT 웹사이트

KT가 1분기 네트워크 망 설비 투자를 대폭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유튜브 크리에이터 잇섭 발 KT 인터넷 속도 논란이 예견된 일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인터넷·5G 품질 논란 속 설비 투자 축소

KT는 지난 1분기 경영실적을 12일 발표했다. 전년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4%, 15.4% 증가한 6조294억 원, 4442억 원이었다.

실적 개선에는 망 설비 투자(CAPEX)를 줄인 것이 주요했다. KT의 1분기 CAPEX는 2894억 원이었다. 전년 동기 4069억 원에서 28.8% 감소한 수준이다.

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도입 이후 통신사가 설비 투자액을 줄이는 현상은 LTE 도입 초기에도 있었다. 지난해에는 5G 이동통신이 처음 시작됐다. 다만 5G 서비스 품질 논란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의 감액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경쟁사 LG유플러스의 경우 같은 기간 KT보다 설비 투자에 906억 원 더 집행했다. 또한 1분기 CAPEX가 전년 대비 늘어난 통신사는 LG유플러스가 유일했다.

◇품질 논란 중심에 선 KT

5G 품질 문제는 통신3사 공통이지만, 인터넷 상품의 경우 KT가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KT는 지난달 유튜브 크리에이터 잇섭(ITSub)이 헤비업로더용 인터넷(기가인터넷) 속도 저하를 지적하면서 가입자들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이후 일반 상품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견돼 사태가 커졌다.

KT 인터넷 속도 저하 문제는 예견된 일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참여연대, KT새노조 등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KT는 수익 극대화를 위해 인프라가 조성돼있지 않은 곳에 무리하게 기가인터넷 상품을 판매했다”며 “집단소송제와 징벌적손해배상제를 도입해 반복되는 소비자 피해를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터넷 설치 기사들에 대한 실적 압박이 품질 저하를 초래했다는 시각도 있다. KT새노조 오주헌 위원장은 “인터넷 기사들의 임금 체계가 적은 기본급에 과다한 인센티브 비율로 구성돼 품질보다 설치 건수에 얽매이게 됐다”고 말했다.

희망연대노조 서광순 위원장은 “KT가 현장 기사들에게 불완전판매를 강요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KT 인터넷 가입자들, 집단소송도 추진

공동소송플랫폼 화난사람들에서 지난 3일부터 KT 기가인터넷 피해 사례를 접수하고 있다. / 사진=화난사람들 웹사이트

KT 인터넷 가입자들 사이에서는 집단소송 움직임도 일고 있다. 계약 내용과 다른 서비스를 받아 손해를 입은 것과 관련, KT가 받은 요금을 반환해야 한다는 취지다.

공동소송플랫폼 화난사람들에서는 지난 3일부터 KT 인터넷 피해 사례를 접수하고 있다. 해당 사건을 담당하는 법무법인 주원 김진욱 변호사는 “실제와 다른 터무니없는 서비스를 제공한 KT는 수많은 가입자들의 공분을 샀다”며 “해당 문제를 지적한 유튜브 크리에이터에 대한 보상에도 미온적인 대처 모습을 보여 적잖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이어 “기가인터넷 서비스가 불가능한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가입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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