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의 아시아 기업에 대한 주주권 행사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미 바이든 정부가 출범하면서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의 아시아 기업에 대한 ESG개입 정도는 더 거세질 전망이다. 한국 기업 또한 예외가 아니어서 대응이 주목된다.

 전국경제인연합(전경련)은 글로벌 기관투자자인 블랙록, 뱅가드, SSGA의 주주활동 추이를 분석한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7일 발표했다. 

사진=블랙록 주주권 행사 추이, 전경련
사진=블랙록 주주권 행사 추이, 전경련

글로벌 1위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아시아 기업 주주권 행사 건수는 2019년 238건에서 2020년 458건으로 92.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국가에서의 주주권 행사 건수가 48.4%늘어난 것에 비해 두 배나 더 높은 수치다. 이는 아시아 기업에 대한 개입 정도가 타 지역에 비해 유독 높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국 기업에 대한 관심과 관여도는 블랙록이 가장 높았다. 먼저 블랙록은 2018년 엘리엇이 낸 현대차 지배구조개선안에 대한 반대한 바 있다. 이어 2020년 한전의 해외석탄발전소 투자와 관련한 명확한 근거를 설명하라는 서한을 김종갑 사장에게 보내기도 했다. 같은 해 LG화학의 인도공장 가스누출사건이 있을 당시 블랙록은 사고 원인과 사고 방지를 위한 회사의 계획을 요구한 바도 있다. 

사진=블랙록 한국 기업 주주 제안 표결 참여가 늘었다, 전경련 보고서
사진=블랙록 한국 기업 주주 제안 표결 참여가 늘었다, 전경련 보고서

 블랙록의 한국기업 주주제안 표결 참여도 2019년 12개사에서 ’20년 27개사로 2.3배 늘었다. 뱅가드의 경우 한국 기업에 대한 주주권행사 건수가 19년 1건에서 20년 4건으로 증가했다. 

글로벌 3사의 아시아 지역에 대한 ESG관련 개입 강도 또한 더 거세지는 추세다. 이를 전경련은 ‘적극 개입주의’라고 표현했다. 

 

사진=블랙록의 ESG 분야별 주주제안 표결 건수 변화, 전경련
사진=블랙록의 ESG 분야별 주주제안 표결 건수 변화, 전경련

블랙록의 경우 ESG 이슈 주주제안에 대한 투표참여 전체 건수는 19년도 953건에서 20년도 1,087건으로 14.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아시아 지역(일본 포함)만 놓고 보면 투표 참여 건수는 200건에서 264건으로 증가해 전체 평균보다 높은 32.0%의 증가율을 보였다. 아시아에 대한 개입 정도가 유독 강하다는 뜻이다. 특히 환경과 사회 분야에 대한 관여도가 높아졌다.

뱅가드 역시 아시아 지역 환경·사회 이슈에 대한 주주제안 표결참여건수 증가율이 14.0%로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SSGA는 기후변화 관련 주주활동이 2015년 59건에서 2020년 148건으로 150.8% 증가율을 보였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최근 기후정상회담을 기점으로 미국의 글로벌 탄소중립 드라이브는 더욱 거세질 것"이라며, "블랙록 출신 인사들이 요직을 차지한 이상 바이든 행정부와 블랙록의 더욱 공세적인 ESG 드라이브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덧붙여 전경련은 "블랙록을 필두로 글로벌 기관투자자의 한국기업에 대한 관여도나 ESG 이슈 개입 빈도 증가가 충분히 예상된다"며, "면밀한 동향 파악과 함께 우리 기업들의 선제적인 ESG 등 이슈 관리가 더욱 중요해진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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