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짝 핀 분꽃나무.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활짝 핀 분꽃나무.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나무마다 가지 끝에 어린잎이 돋아나며 푸르름이 느껴지는 완연한 초여름이 다가왔다. 이제 낮에는 제법 더워 반팔이 어울리는 날씨지만 아직까지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쌀쌀하다. 이맘때 우리에게 밝은 분홍빛 꽃과 향긋한 분 향기로 따뜻함을 선사해 주는 나무가 있다. 바로 오늘 소개할 분꽃나무이다.

분꽃나무 잎.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분꽃나무 잎.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분꽃나무라는 이름은 꽃의 모양이 긴 대롱 모양으로 ‘분꽃’이라는 풀과 같은 모양의 꽃이 피는 나무라는 뜻과 향긋한 분 내음이 나는 꽃나무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이름의 유래가 모두 잘 어울리지만, 개인적으로는 분꽃나무를 만나면 어린 시절 어머니께서 목욕 후 몸에 발라주시던 향긋한 분 내음이 생각나서 향기에서 나무 이름이 유래되었다는 설이 더 마음에 든다.

분꽃나무의 꽃 하나하나를 보면 긴 나팔을 닮은 모양도 멋지지만 수십 개의 꽃이 수국같이 모여 나는 특징이 있어, 멀리서 보면 나무에 달콤한 분홍빛 솜사탕이 달려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분꽃나무의 매력은 열매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꽃이 떨어지고 나면 그 자리에 팥 크기만한 열매가 통통하게 발달하게 되는데, 처음에는 붉은색으로 나중에는 검은색으로 익어 시간에 따른 색깔의 변화도 매력적이다. 이러한 분꽃나무는 쉽게 만나기는 어려운 나무인데, 그 이유는 자연 상태에서는 특정 지역에서만 무리지어 발달하기 때문이다. 주로 강화도나 석회암 지대가 발달한 영월, 단양 지역의 도로주변과 산에서 만날 수 있다.

 

대롱모양의 분꽃나무 꽃(단면).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대롱모양의 분꽃나무 꽃(단면).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분꽃나무 열매(미성숙).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분꽃나무 열매(미성숙).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분꽃나무와 유사한 나무로 우리 주변의 산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덜꿩나무가 있다. 덜꿩나무는 분꽃나무와 비슷하게 꽃이 덩어리로 모여 나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덜꿩나무는 흰색 꽃이 피고 대롱이 짧으며 가을에 붉은색 열매가 달리는 것이 분꽃나무와 다르다. 하얀 꽃에서 꿀 향기가 나는 덜꿩나무는 작은 꽃이 옹기종기 모여 달려 봄꽃이 지고 여름이 시작되는 시기에 숲을 단장해 주는 매력적인 나무이다.

 

덜꿩나무 꽃.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덜꿩나무 꽃.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덜꿩나무와 가막살나무 턱잎 비교.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덜꿩나무와 가막살나무 턱잎 비교.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분꽃나무, 덜꿩나무와 더불어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나무로 가막살나무가 있다. 가막살나무라는 이름은 나무껍질이나 가지가 검은 나무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이름에서처럼 나무껍질이 어두운 회갈색으로 검은빛이 도는 것이 매력적이다. 꽃의 모양은 덜꿩나무처럼 하얀색으로 수십 개의 꽃이 모여 나는 것이 특징이다. 덜꿩나무와 꽃, 열매, 잎의 모양이 매우 유사하지만, 잎의 아래쪽에 곤충의 더듬이 모양의 턱잎이 없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가막살나무 꽃.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가막살나무 꽃.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가막살나무 열매.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가막살나무 열매.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필자소개]

임효인 박사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명정보연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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