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튜브 내 먹방 검색 화면
사진=유튜브 내 먹방 검색 화면

먹방(먹는 방송)이 유투브 시대의 일반적인 콘텐츠로 자리매김하는 가운데, 과도한 먹방은 불쾌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에 먹방도 일정 수준 규제할 필요성이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단순히 식사 장면을 촬영하는 것을 넘어 폭식 수준의 영상이 무분별하게 배포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먹방’은 단순한 식사 장면을 넘어섰다. 유투브창에 ‘먹방’을 검색하면 나오는 영상에는 지나치게 큰 음식을 먹거나 음식을 가득 쌓아놓고 먹는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과식 조장 우려가 제기될 수 있는 부분이다. 28일 1시 경 유투브 페이지에 ‘먹방’을 검색하면 상단에 히밥이라는 유튜버가 솥뚜껑에 한 가득 짜장라면을 한 가득먹는 영상이 랭크된다. 이처럼 과도한 먹방 영상에 평범한 식사 장면은 오히려 찾기 어려울 정도다.

아울러 먹방 관련 썸네일을 보면 작은 체구의 여성이 몸집만한 크기의 이미지를 한 햄버거들과 함께 등장하기도 한다. 곱창, 떡볶이, 라면과 같은 음식이 가득 차도록 화면을 배치한 경우도 대다수였다. 이는 먹방 유튜버들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차별성을 찾고자 하는 시도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많은 먹방들이 폭식 방송으로 변질되고 있는 탓에 차별성은 사라지고 ‘더 많이 먹기 경쟁’만이 남은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콘텐츠가 모방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영상을 시청한 구독자들이 해당 영상을 따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폭식’이라고 검색어를 입력하면 먹방과 비슷한 영상들이 등장하고 자동 완성으로 ‘폭식 브이로그’라는 검색어가 완성되기도 한다. 이는 그만큼 과도한 수준의 먹방을 따라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런 경향이 지속된다면 폭식이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잡고, 향후 국민 보건에도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18년 '비만관리종합대책'을 발표하며 먹방 가이드라인을 세우겠다고 발표한 바 있으나 구체적으로 시행된 적은 없다. 그로부터 약 3년 가까이 지난 지금 먹방 영상은 경쟁적인 양상으로 발전했다. 이에 영상 콘텐츠 내용은 표현의 자유로서 보장돼야 하지만, 과도한 먹방은 규제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오광수(대중문화평론가, 전 경향신문 문화부장)씨는 "일부 먹방 콘텐츠가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은 정부가 먹방을 인위적으로 규제하는데는 반대한다. 이런저런 규제를 하다보면 자율성을 해치게 된다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방송심의 등을 통해서 어느 정도 그 속도를 조정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디어가 지나치게 철학적일 필요는 없겠지만 지나친 경쟁으로 인해 어느 한 쪽으로 편향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실제로 TV만 틀면 나오는 먹방이 보기 싫어서 채널을 돌리다보면 그렇지 않은 채널을 찾기가 쉽지 않다. 먹방이 채널선택권마저 박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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