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피해자, "금감원, 계약취소 결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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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피해자, "금감원, 계약취소 결정하라"
  • 임해원 기자
  • 승인 2021.04.28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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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커버리US핀테크글로벌선순위채권펀드의 투자구조. 자료=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대책위원회
디스커버리US핀테크글로벌선순위채권펀드의 투자구조. 자료=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대책위원회

디스커버리 펀드 환매중단 사태와 관련해 판매사인 IBK기업은행을 대상으로 한 분쟁조정 절차가 이르면 내달 중 시작될 예정이다. 피해자들은 라임무역금융펀드나 옵티머스펀드와 마찬가지로 계약 자체를 취소하고 투자원금 전액을 반환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27일 성명을 내고 “디스커버리펀드는 투자제안 및 권유단계부터 중요부분에 심각한 착오가 있었고 이러한 착오는 투자권유단계부터 기업은행과 IBK투자증권 등 판매사들에 의해 유발됐다”며 “디스커버리펀드도 금감원의 결정 기준에 따라 살펴보면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민법 제 109조는 “의사표시는 법률행위 내용의 중요부분에 착오가 있는 경우 취소가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만약 판매사가 계약체결 시점에서 중요한 정보를 누락하거나 왜곡해서 투자자에게 착오를 일으켰다면, 계약 자체를 취소하는 것이 가능하다. 
라임무역금융펀드와 옵티머스펀드의 경우 ▲계약체결 시점에 이미 투자원금의 최대 98%의 손실이 발생했거나 ▲비상장기업이 발행한 사모사채에 편입 자산 대부분을 투자하고 투자자에게는 공공기관 확정매출채권에 투자했다고 설명해, 분쟁조정 결과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가 결정됐다.

대책위는 디스커버리 펀드가 계약취소가 적용된 두 펀드보다 심각한 부실과 허위내용이 포함된 제안서 내용을 그대로 설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책위에 따르면, 당시 투자제안서는 해당 펀드가 해외 소재 특수목적법인 DL글로벌을 통해 선순위 채권에 90% 이상 투자한다는 내용이 명시돼있었지만, 실제 디스커버리 펀드가 매입한 채권은 대부분 신용등급도 확인하기 어려운 구조화 채권이었다. 게다가 미국 소상공인 대출채권에 투자한다고 설명한  투자제안서 내용과는 달리 채권의 기초자산도 위험이 큰 부동산 담보부 채권이었다. 

투자구조 또한 투자제안서 내용과 달랐다. 투자제안서는 DL글로벌이 직접 대출하거나 대출플랫폼에 투자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지만, 실제로는 현지 운용사 DLI의 펀드에 투자금을 출자해 26개의 투자자산에 투자되는 방식으로 쉽게 위험이 전염될 수 있는 구조였다. 환매중단된 다른 펀드와 달리 투자제안서 설명대로 DL글로벌이 단독 투자한 펀드의 경우 기초자산의 대부분(98.7%)이 회수됐다. 

대책위는 “기업은행 등은 단순히 자산운용회사의 대리인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투자자의 거래 상대방의 지위에서 판매회사 본인의 이름으로 투자자에게 투자를 권유하고 펀드를 판매하는 지위에 있었다”며 “기업은행과 판매직원이 허위 부실 기재사항을 담고 있는 투자제안서를 그대로 판매에 활용한 점 등을 고려할 때 피해자들의 착오는 기업은행 측의 펀드 판매를 위한 설명 및 투자권유행위에 의하여 유발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투자당시 재간접펀드인 디스커버리펀드의 투자대상 자체가 상당부분 회복하기 어려운 손실이 발생하거나 투자목적의 달성 자체가 처음부터 불가능할 정도에 이르러 기본적으로 원금 손실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었던 점은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 사유 중 중요부분에 해당한다”며 “피해자들이 이를 알았다면 피해자는 물론 누구라도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기업은행은 지난 2017~2019년 디스커버리US핀테크글로벌채권펀드와 디스커버리US부동산선순위채권펀드를 각각 3612억원, 3180억원 판매했다. 하지만 미국 현지 운용사가 펀드 자금으로 투자한 채권을 회수하지 못하면서 총 914원(핀테크 695억원, 부동산 219억원)의 환매가 중단된 상태다.

이 때문에 금융감독원은 지난 2월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디스커버리·라임 펀드를 판매한 기업은행에 대한 업무 일부 정지 1개월 및 과태료를 부과를 금융위원회에 건의하기로 결정했다. 판매 당시 재임 중이었던 김도진 전 행장에 대해서는 중징계인 ‘문책경고’가 예상됐으나, 한 단계 경감된 ‘주의적 경고’가 내려졌다. 

금감원이 지난해 발표한 제재심 및 분쟁조정 일정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디스커버리펀드 관련 분쟁조정위원회는 2분기 중 열릴 예정이다. 대책위는 제재심이 열리기 전인 지난 1월 기업은행에 사적화해를 위한 실무협상단 구성을 제안했으나, 기업은행은 분조위 결정에 따르겠다며 이를 거절했다. 

대책위는 금감원 분조위에서 디스커버리 펀드에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를 적용하지 않는다면 특단의 행위에 돌입하겠다며 강경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르면 내달 중 열릴 분조위에서 어떤 판단이 내려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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