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D램 슈퍼사이클’ 효과로 1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이후에도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IC은 8인치 파운드리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가 지난 1분기 경영실적을 28일 발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비 각각 18%, 66% 증가한 8조4942억 원, 1조3244억 원이었다. 순이익은 9926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반도체 제조업계 활황은 SK하이닉스 실적 개선에 호재로 작용했다. 전통적으로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지만, PC와 모바일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또한 주요 제품의 수율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원가 경쟁력도 높아졌다.

D램은 모바일, PC, 그래픽 제품 중심으로 판매량이 늘었다. 전분기 대비 출하량은 4% 증가했고, 낸드플래시는 모바일용 고용량 제품 수요 확대로 출하량이 21% 늘었다.

SK하이닉스는 이후 시장 상황도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먼저 그래픽향 제품은 올해 PC와 콘솔게임기 제조사 수요가 클 것으로 예상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고사양 제품에 대한 니즈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2분기부터 12GB 기반 고용량 MCP(Multi Chip Package, 여러 종류의 칩을 묶어 단일 제품으로 만든 반도체)를 공급한다. 또 D램 주력인 10나노급 3세대 제품 생산량도 확대한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128단 비중을 80%까지 높이고, 연내 176단 제품 양산을 시작한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는 반도체 품귀 현상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SK하이닉스는 “공급단 재고는 타이트하지만, 수요단 재고는 서버향에서 다소 여유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하반기 예상을 감안했을 때 점차 재고가 내려갈 것이고, 이는 메모리 수요로 연결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시장 수요에 대해서는 “스마트폰 시장이 회복 중이지만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까지는 아니다”라며 “다만 5G 가속화 및 제조사 간 경쟁으로 모바일 D램은 20%대, 낸드플래시는 30%대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PC 시장도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봤다. 교육용 및 게이밍 수요 증가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0%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낸드플래시 시장의 경우 “예상보다 빠르게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며 “2분기부터는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CAPEX(설비투자액)은 내년 투자금까지 하반기에 앞당겨 집행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전세계적으로 반도체 업계 공급 부족이 나타나고 있어 관련 장비 투자가 증가하는 상황”이라며 “길어진 장비 리드타임과 셋업기간을 고려, 내년 투자금 일부를 하반기에 사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실질적인 생산량 증가 효과는 내년부터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파운드리 투자와 관련해서는 “8인치에 집중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으며, 당장 12인치나 상단 공정 파운드리 사업 진출 계획은 현재로서는 없다”며 “8인치 파운드리 사업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