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D램 가격 전망. / 표=트렌드포스

D램 가격이 2분기 들어서도 가파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는 가격 상승 전망을 상향조정하면서 D램 공급업체가 완성품 제조사들과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D램 슈퍼사이클, 연말까지 지속 전망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2분기 D램 가격이 PC용은 전분기 대비 최대 28%, 서버용은 25%까지 오를 것이라는 보고서를 21일 발표했다. 트렌드포스는 지난달 10%대 상승을 예상했는데, 이달 들어 상향조정한 것이다.

현재 PC용 D램은 성수기에 들어섰다. 2분기는 전통적으로 노트북 제조사들의 생산이 급증하는 시기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원격수업·재택근무 일상화도 재고 확보 움직임이 계속되는 요인이다.

글로벌 IT업체들은 데이터센터 증설을 위해 서버용 D램 재고 확보에 나섰다.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3개월치 재고를 유지하려는 상황이다. 이는 평소보다 3배가량 많은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D램 시장이 올해 내내 활황을 누리는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PC용 D램(DDR4 8G 기준) 가격은 지난해 3분기 2달러대에 그쳤지만, 이후 분기당 1달러씩 상승했다. 지난 3월 잠시 주춤했지만, 현재 약 4.5달러로 회복했다. 서버용 D램(32GB 기준)의 경우 1분기 120달러였고 하반기에는 160달러까지 예상되는 상황이다.

트렌드포스는 “서버 D램 가격 상승이 예상됨에 따라 공급업체가 협상력을 높일 수 있게 됐다”며 “D램 시장이 과점 체제인 만큼 계약 협상에서 공급업체가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삼성·SK 2분기 실적 상승 기대감

글로벌 D램 시장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분기 전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는 삼성전자의 2분기 전체 영업이익이 전년비 2조 원 가량 증가한 10조 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스마트폰과 가전부문은 전분기 대비 하락할 듯 보이지만, 반도체 효과가 이를 상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비메모리 반도체’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차량용 비메모리에서 시작된 품귀 현상은 스마트폰으로도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IT·모바일 부문 고동진 사장도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2분기 스마트폰용 비메모리 부족으로 생산 차질을 우려했다. 출하량 감소가 현실화되고 PC로도 확대된다면 스마트폰·PC 핵심 부품인 D램 수요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SK하이닉스도 D램 가격 상승으로 인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SK하이닉스 메모리반도체 매출에서 D램 비중은 80%에 달한다. 금융투자업계는 SK하이닉스 2분기 영업이익을 2조5000억 원 안팎으로, 2018년 4분기 이후 최대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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