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커버리 펀드, '계약취소' 적용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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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커버리 펀드, '계약취소' 적용 가능성은?
  • 임해원 기자
  • 승인 2021.04.21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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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디스커버리 사기피해대책위원회, 금융정의연대 등이 20일 금융감독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기업은행 디스커버리 사기피해대책위원회
기업은행 디스커버리 사기피해대책위원회, 금융정의연대 등이 20일 금융감독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기업은행 디스커버리 사기피해대책위원회

금융감독원이 라임자산운용이 판매한 일부 펀드 및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에 대해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를 적용해 전액 반환을 결정하면서, 다른 사모펀드 사태에도 같은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IBK기업은행이 판매한 디스커버리 펀드의 환매중단 사태로 피해를 본 투자자들은 조만간 시작될 분쟁조정 절차에서 계약취소 가능성을 검토해달라며 금융당국을 향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디스커버리 펀드 피해자 125명은 지난 20일 금감원에 집단 분쟁조정을 신청하고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 결정을 촉구했다. 기업은행 디스커버리 펀드 사기피해대책위원회, 금융정의연대 등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감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디스커버리 펀드는 판매 당시 기업은행이 거래의 상대방으로서 중요부분에 착오가 발생하였고 은행 측의 중대한 과실로 위험한 펀드를 판매했다”며 “보통의 일반인들도 착오를 알았다면 계약하지 않았을 위험한 펀드를 자신들의 고객에게 마구잡이로 판매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이번 분쟁조정 신청에는 ▲치매환자의 계약을 93세 배우자의 대리서명으로 가입시킨 사례 ▲미국 자산운용사의 지불유예 통지 후 판매한 사례 ▲IBK기업은행의 복합점포에서 은행고객에게 IBK투자증권 상품을 경유판매 하면서 본인도 모르게 설정한 사례 ▲법인의 6개월 후 설비투자금인 것을 알면서 위험한 펀드에 가입시킨 사례 ▲신사옥 건립 준비자금을 위한 비용으로 가입시킨 사례 등이 포함됐다. 

대책위가 디스커버리 펀드에도 계약취소를 적용해달라고 금감원에 요구하는 근거는, 해당 펀드가 투자제안서와는 달리 대부분의 자금을 부실 채권에 투자했으면서도 투자자에게 해당 사실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책위는 “기업은행은 디스커버리 펀드 판매 당시 투자제안서와 상품 설명을 통해 선순위 채권에 90%를 투자하고 2종수익자 및 후순위채 10% 매입으로 10% 이내의 손실은 감당 가능하다며 DLI대표 지분담보를 통해 안전장치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며 “그러나 실제 디스커버리 펀드가 투자한 채권은 대부분 후순위채권 그것도 채권의 신용등급 조차 알 수 없는 구조화 채권”이었다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이어 “기업은행은 32회에 걸쳐 펀드를 설정하면서 투자구조에 대해 전혀 검증하지 않았고, 기초자산의 실재성조차 확인하지 않은 채 고객에게 판매했다”며 “계약 체결 시점에 이미 미국 자산운용사의 부정거래·회계조작 등 불법행위가 만연하고 있었음에도, 기업은행과 판매직원이 허위·부실 기재된 투자제안서를 교부하고 이를 토대로 투자를 권유한 것은 계약체결 당시의 사실과 다른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스커버리 펀드에도 계약취소가 적용될 수 있다는 주장은 이전부터 제기돼왔다. 법무법인 한누리는 지난해 디스커버리 사태와 관련해 “펀드 판매과정에서 일부 판매사 측이 고객에게 ‘운용사에서 원금 및 금리를 보전해 주는 상품’인 것처럼 설명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은 설명 내용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고, 자본시장법상 금지되는 사법상 무효인 행위로도 평가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누리는 또한 2019년 디스커버리 펀드 현지 운용사 DLI의 투자자산 중 25% 해당하는 VOIP 대출채권에 연체가 발생하고 브랜든 로스 DLI 대표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로 인해 사임당하는 상황에서도 국내 판매사가 펀드 판매를 강행했다며 이는 “펀드가입계약취소 및 투자금 부당이득반환청구를 주장할 수도 있는 사유”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해 금감원이 계약취소에 따른 전액 반환을 결정한 라임 무역금융펀드와 옵티머스 펀드도 마찬가지로 판매사가 허위·부실 기재 내용을 설명해 투자자의 착오를 유발한 점이 문제가 됐다.

라임 펀드의 경우 계약체결 시점에 이미 투자원금의 최대 98%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했으나, 판매사가 운용사가 제공한 투자제안서를 투자자에게 그대로 설명했다. 옵티머스 펀드 또한 편입 자산 대부분(98%)을 비상장기업이 발행한 사모사채에 투자했으면서 투자자에게는 공공기관 확정매출채권에 95% 이상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논리를 금감원이 디스커버리 펀드에 대해서도 적용할 지는 불확실하다. 계약체결시점의 부실 정도, 판매사와 운용사의 공모 정황 등 다양한 변수가 고려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KB증권이 판매한 라임AI스타 펀드의 경우 무역금융펀드와 달리 계약취소가 아닌 불완전판매로 결론이 났다. 계약체결 시점에 이미 76~98%의 손실이 확정된 무역금융펀드와 달리 모펀드의 회수율이 43~45% 수준이었던 데다, 운용사와의 공모 정황도 심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편 대책위는 “설사 기업은행이 디스커버리 자산운용으로부터 펀드 운용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전달받지 못했다고 할지라도, 기업은행 역시 피해자들과 동일한 착오에 빠져 디스커버리 펀드를 매번 기존과 동일한 상품으로 판단해 별도의 리스크 점검 없이 판매한 것”이라며 “금감원은 착오에 의한 취소 사유가 존재하므로 외부 법률전문가에게 의뢰하여 계약취소 사유를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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